코로나, 비만이면 더 위험한 이유 나왔다…지방조직 침투해 염증 일으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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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9월 26일 06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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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바이러스가 몸속 곳곳의 지방 조직에도 침투해 주요 장기에 염증을 일으킨다는 해외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염증을 일으키는 지방 조직이 많을수록 위험한 셈이다. 비만은 코로나19 중증화 및 사망위험을 높이는 요인인데, 이번 연구는 비만인 경우 왜 코로나19에 취약한지를 직접 설명한 것이다.

◇코로나19, 지방조직 감염시켜 주변 장기에 염증 영향

26일 미국 스탠퍼드대학에 따르면 트레이시 맥라린 의과대학 교수팀은 코로나19가 지방세포와 대식세포를 감염시켜 지방 조직에서 염증을 일으킨다는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해당 연구 결과는 지난 22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의 자매지인 ‘과학중개의학(Science Translational Medicine)’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비만 또는 심장 수술을 받은 환자 22명을 대상으로 다양한 부위에서 지방 조직을 채취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노출했다.

실험 결과,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된 대부분의 지방조직에서 염증을 일으키는 감염물질이 발견됐다. 바이러스는 지방세포를 감염시켰을 뿐 아니라 지방 안에서 복제도 가능했으며 지방세포에서 빠져나와 다른 세포에도 감염을 일으켰다.

또 코로나19로 사망한 환자 2명의 조직에서는 심장외막 지방의 감염된 지방세포에 인접한 염증면역세포에서 침윤이 발견되기도 했다. 염증이 발생하면 이를 막기 위해 면역세포가 혈관 밖으로 나오는 현상을 염증성 세포침윤이라고 부른다.

연구팀은 지방 조직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된 대식세포도 발견했다. 연구팀은 코로나19가 대식세포를 지방세포만큼 감염시키지는 않았지만, 대식세포에 변화를 유발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캐서린 블리시 스탠퍼드대학 의대 감염학 교수는 “감염된 대식세포는 스스로 염증을 일으키고 이웃에 감염되지 않은 ‘방관자 세포’에도 염증을 일으키고 더 많은 염증성 면역세포를 불러오는 물질을 분비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지방 조직은 심장이나 신장, 췌장 등 여러 신체 부위를 감싸고 있다. 이 지방 조직들에서 발생한 염증이 장기들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맥라린 교수는 “심장외막에 있는 지방은 심장근육 바로 옆에 있고 물리적인 장벽이 없어 우리의 큰 관심사였다”고 말했다. 이어 “염증은 심장근육이나 관상동맥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비만뿐 아니라 과체중도 위험요인 될 수 있어

비만은 키와 몸무게를 이용한 체질량지수(BMI)를 통해 판단한다. 체중(kg)을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이다. BMI 지수가 30 이상이면 대사질환의 위험도가 높은 병적비만으로, 25 이상인 경우를 과체중으로 분류한다.

이전 연구에 따르면 비만 환자가 코로나19에 걸리면 사망 위험이 최대 10배까지 증가한다. 연구팀은 BMI 지수가 24만 돼도 코로나19에 걸리면 예후가 좋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과체중만으로도 코로나19에 잠재적인 위험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맥라린 교수는 “지방 조직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높은 감수성을 갖고 있어 비만 환자가 코로나19에 걸렸을 때 위험한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감염된 지방 조직은 중증 코로나19 환자 혈액에서 발견되는 염증물질을 만들어낸다. 감염된 지방 조직이 많으면 중증 코로나19 환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추론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설명했다.

◇지방조직 감염에 ACE2 관여 안하는 듯…새로운 약물 필요할 수도

연구팀은 또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지방 조직을 감염시킬 때 안지오텐신전환효소2(ACE2)가 관여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세포 표면에 있는 ACE2와 결합해 세포에 침투한다. ACE2 효소는 혈관이나 심근조직 또는 폐포 등에 많이 존재한다.

블리시 교수는 “지방 조직에선 ACE2 단백질을 감지할 수 없어 코로나19가 ACE2를 통해 (세포 안으로) 들어갈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이는 지방조직에 침투한 코로나19 바이러스에 새로운 약물이 필요할 수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가령 코로나19 항체치료제 중에선 ACE2와 코로나19 간 상호작용을 방해하는 기전을 가진 약물도 있다.

연구팀은 또 지방조직에 침투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이후 코로나19 장기 후유증인 롱코비드 발생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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