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인공지능을 활용한 평발 자동진단 연구를 발표해 국제 학술지에 게재했다. 평발은 군 입대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 만큼 병역 판정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울산대학교는 의공학전공 공학박사과정 류승민 연구원(정형외과 전문의·의학박사)과 신기원 연구원(공학석사)이 ‘족부 체중부하 측면 방사선에서 순차적인 컨볼루션 신경망(FlatNet)을 이용한 족부변형 진단을 위한 자동 랜드마크 식별’ 연구가 SCI급 국제학술지 ‘생물학 및 의학 분야의 컴퓨터(Computers in Biology and Medicine, 2021 JCR Impact factor: 6.698)’ 9월호에 출판된다고 29일 밝혔다.
이 연구에는 울산대 융합의학과 김남국 교수가 교신저자로 참여했다.
지난달 19세 남성의 평발 유병률 연구논문을 발표한 병무청 병역판정전담의사 출신 류 박사는 평발을 측정할 때 이용할 수 있는 보조적인 랜드마크를 엑스레이 영상에 찍은 뒤 인공지능 모델에 학습시킨 방법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인공지능 모델을 이용해 처음 본 영상에 랜드마크를 추론한 결과 정답 랜드마크 좌표와 평균 0.84mm 거리 차이가 나 다른 임상 의사들이 찍은 랜드마크가 정답과 평균 1.90mm 및 1.42mm 차이를 보인 것에 비해 우수한 결과를 보였다.
이 연구는 엑스레이에서 평발을 측정할 때 보조선을 이용하는 방식이 아닌 뼈의 경계선에 그림을 그려 실제 장축을 구현해보는 아이디어로 출발했다. 류 박사는 직접 뼈의 경계를 그려 인공지능 모델이 학습할 수 있도록 훈련시켰다. 훈련된 모델은 새로운 영상에서도 경계를 그려 평발 진단을 위한 각도를 자동으로 출력했으며, 예측 각도가 정답 각도와 1도 미만 차이를 보였다.
이번 인공지능을 활용한 연구결과들은 임상의사들의 평발 진단의 각도수치를 검증하는 데 이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이전 연구에서 류 박사는 중등도 이상 평발로 판정된 비율이 높은 병무청과 낮은 병무청 사이에 2배 이상 차이가 난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지난 5년 동안 병무청 최초 수검을 통해 19세 남성의 0.68%가 족부변형에 따른 보충역(4급) 판정을 받았다. 해당 기간 동안 족부변형으로 인한 보충역 판정 비율이 최대인 지방 병무청과 최저인 지방 병무청 사이에 3배에서 7배의 차이가 났다.
특히 해당 기간 한강 이남을 담당하는 서울1반 병무청이 한강 이북의 서울2반 병무청보다 족부변형에 따른 보충역을 매년 높게 판정했다.
류 박사는 판정 비율 차이의 이유로 세 가지를 제시했다. 첫째는 지역별로 실제 족부변형 유병률이 차이가 있다는 것이고, 둘째는 족부변형이 있다고 문진표에 체크하는 수검자의 비율이 지역별로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마지막 원인은 매년 지역을 순환하는 판정의사 사이에 측정법 및 측정습관의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마지막 원인인 판정의사가 사람이기 때문에 평발 각도 측정 과정에서 차이가 나는 현상을 ‘관찰자 간 일치도(inter-observer reliability)’ 문제라고 하며, 인공지능을 활용한 연구결과를 통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론을 제시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연구진은 지방 병무청 사이의 보충역 판정 비율 차이에 대한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관계부처와 협업을 희망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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