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해, 공범 조현수도 “바다에 빠뜨릴까”…지인과 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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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8월 20일 11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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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곡 살인’ 사건의 피의자 이은해(왼쪽)·조현수. 인천지검 제공
‘계곡 살인’ 사건의 피의자 이은해(왼쪽)·조현수. 인천지검 제공
계곡 살인 사건 피의자 이은해 씨(31)가 지인과의 문자 메시지에서 공범인 내연남 조현수 씨(30)를 두고 ‘바다에 빠뜨려야 하나’ 등의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19일 인천지법 형사15부(재판장 이규훈)는 살인과 살인미수 혐의 등으로 기소된 이 씨와 조 씨의 9차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법정에는 사건이 발생한 경기 가평군 용소계곡에 동행했던 지인 3명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그중에는 이 씨의 중학교 후배인 A 씨도 있었다.

이날 재판에서는 이 씨와 A 씨가 나눈 문자 메시지 내용이 공개됐다. A 씨가 “현수는 아직 안 갖다 버리고 잘살고 있어? 이번에는 현수를 필리핀 바다에 빠뜨려야 하나”라고 묻자 이 씨는 “아직 안 갖다 버림. 빠뜨려 버릴 거면 나중에 연락할게”라고 답했다.

검찰은 A 씨에게 “이 씨의 전 남자친구가 (2014년 7월) 태국 파타야에서 스노클링 도중 의문사한 사건을 알고 비유해 보낸 것이냐”고 물었다. 이에 A 씨는 “그렇다”고 말한 뒤 “(메시지를 보낸 건) 별 이유 없고 농담 식으로 주고받은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평소 농담을 잘하는데 제 주변에서는 ‘이번에는 나야?’라는 농담도 한다. 사건 이후로 제 주변에는 저랑 물가에도 안 간다고 한다”고 했다.

‘계곡 살인’ 사건의 피의자 이은해(왼쪽)·조현수. 뉴스1
‘계곡 살인’ 사건의 피의자 이은해(왼쪽)·조현수. 뉴스1
A 씨는 사건 당일 피해자 윤모 씨에 대해 “물을 무서워하는 것처럼 보였다. 튜브 없이 물에서 노는 모습은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씨와 윤 씨가) 부부 사이라는 것은 사고 발생 직후 소방대원이 피해자와의 관계를 묻는 과정에서 이 씨가 남편이라고 해서 알게 됐는데, 이상한 점은 남편이라면서 사망 후 유족에게 연락하려 하지 않아 내가 이 씨에게 윤 씨 누나의 번호를 받아 직접 연락했다”고 주장했다.

A 씨는 “이후 이 씨와 조 씨의 범행이 여러 차례 의심이 들어 이 씨 딸의 경제적 지원을 약속하며 자수를 권했는데, (이 씨가) 억울하다고 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2020년 10월 이 사건을 다룬 ‘그것이 알고 싶다’ 방송 직후 이 씨에게 자수를 권했다고 한다.

A 씨는 “(당시 이 씨에게) 혹시 딸 때문에 자수 못 하는 거면 딸이 성인이 될 때까지 내가 금전적으로 지원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자 이 씨는 “내가 죽인 게 아닌데 너무 억울하다”고 오열하면서도 금전적으로 지원해주면 자수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이 씨가 우는 모습을 보며 이 씨를 한 번 더 믿기로 했다고 한다.

방송 이튿날 이 씨는 A 씨와 나눈 문자 메시지에서 “내가 한 것 맞으니 자수할까”라며 “오빠(윤 씨)가 허우적거리는 걸 봤고, 내가 안 구한 것도 맞으니까”라고 했다.

A 씨는 “당시 이 씨가 범행을 인정한 것이 아니라 이 일로 주변 사람들을 너무 괴롭히니까 자백하려는 걸로 받아들였다”며 “그때 이 씨는 자기 신상정보가 다 까발려지자 딸의 신상정보까지 공개될 것을 무척 염려하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씨가 억울함을 증명하겠다고 해놓고 검찰 조사 과정에서 도주한 것을 보며 지금은 이 씨의 보험사기 범행을 확신하고 있다”고 했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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