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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사회

“매일 ‘쿵쿵’ 뛰는 윗집 아이…속 좁은 사람처럼 보일까 말도 못해”

입력 2022-08-16 11:47업데이트 2022-08-16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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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층간소음, 이렇게 풀자]
층간소음의 근본적 원인을 따지자면 여러 가지가 있다. 우선은 아파트, 빌라를 부실하게 지은 탓이다. 애들이 조금만 뛰어도 쿵쿵 소리가 들리게 집을 지어놓고, 주민들끼리 가해자니 피해자니 서로 싸우게 만든 것. 여기에는 건설회사와 소음 기준을 만든 주택당국에 1차적 책임이 있다.

비교적 튼튼하게 지었는데도 사소한 소음 진동으로 싸움이 나는 경우도 있다. 배려와 양보가 부족하거나, 갈등을 풀어나가는 방법이 다소 거칠어 사소한 분쟁을 키우는 사례가 많다. 그리고 나름 중재 조정 역할을 하는 기관들이나 전문가들이 충분치 못한 점도 층간소음이 줄지 않는 이유로 들 수 있다.

‘윗집은 개미소리, 아랫집은 천둥소리’라는 말처럼 윗집은 윗집 나름대로 소음을 줄이려고 최선을 다하는데, 아랫집에서는 시끄럽다고 항의를 하는 현실 사례가 비일비재하다. 한편 다행이면서 한편으로는 참으로 난감한 일이다. 이때는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방안부터 찾아보는 게 좋다.

<아래 사례는 실제 경험입니다. 층간 소음 관련 고충이 있으면 자세한 내용을 메일(kkh@donga.com)로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관련 전문가들과 함께 적절한 해법을 제시해보고자 합니다>

#사례:“자기도 애 키워봤으면서…” 내가 속 좁은 사람인가?
대구에서 중학생 남자아이 둘을 키우고 있는 정지연(가명·전업주부)입니다.

첫째가 걸음마 시작할 때 아랫집에서 주의를 받은 뒤로 신경을 많이 써서 그런지 애들은 한창 기운이 넘칠 시기인데도 지금도 집안에서는 조심조심 걸어 다닙니다. 그 이후 한번도 항의 받아본 적이 없습니다.

이런 제가 뜻밖에 층간소음의 피해자로 윗집에 항의를 할 수 밖에 없게 된 건 작년 신축아파트로 이사를 가면서부터입니다.

윗집에는 이사 당시 막 유치원 들어간 딸이 하나 있었습니다. 딸이 없어서 처음 인사했을 때부터 참 예뻐했고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윗집 새댁이랑도 가깝게 지냈습니다.

애가 약간 왈가닥 기질이 있어서 뛰어다닐 때가 있는데 시끄럽긴 하지만 그때마다 말리는 소리가 들려서 따로 민원이나 주의를 주지는 않았어요.

문제는 유치원을 갔다 온 저녁시간대와 주말에는 정말 참기 힘들 정도로 층간소음이 발생한다는 것입니다. 애가 심심해서인지 유독 집에서 많이 뛰고, 답답한지 짜증을 부리다가 엄마 랑 싸우기도 하더군요.

이상한 점은 이사 온 아파트가 전에 살던 구축보다 소음이 크게 들린다는 것입니다. 저는 구축보다는 당연히 신축이 층간소음에 안전하다고 판단했는데, 전혀 그렇지 않더군요.

윗집에서 조심시키는 것도 알고, 본인들도 신경이 쓰이는지 원래는 거실에만 깔았던 매트도 안방이랑 아이 방에 추가로 깔았다고 하는데 그래도 소리가 들리네요.

윗집이 노력하는 것은 아는데 매일같이 애가 뛰는 소리, 떠드는 소리를 듣다보니 애들 수업에도 지장이 가고 고통스럽습니다. 넌지시 얘기도 몇 번 했고 사과도 받아서 더는 말하기도 민망하기도 합니다.

'자기도 애를 키워봤으면서 이 정도도 이해 못해주나..'라며 속 좁은 사람으로 볼까 봐 걱정스럽기도 하고 저 나이대 애들이 어른들 마음처럼 따라 주는 게 아니라는 것도 아니까 심정이 복잡하네요.

원만하게 해결하고 싶은데 건물 자체가 소리가 잘 들리다보니 해결방법이 존재하긴 할까 싶기도 합니다. 이웃 간의 의가 상하지 않으면서 층간소음의 고통에서 벗어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차상곤(주거문화개선연구소장)의 실전해법
신축 아파트에 적용된 층간소음 기준(경량 충격음 58dB, 중량 50dB)은 ‘건물구조’에 대한 평가입니다. 성능기준에 사용된 소음단위(dB)는 사람의 청감을 반영한 단위가 아닙니다. 사람이 실생활에서 느끼는 소음을 측정하고 평가하기에는 많은 한계가 있습니다.

시공단계 기준(경량 58dB, 중량 50dB)과 실 생활의 기준(직접충격음 기준, 주간 43dB)의 간격이 좁혀지지 않는다면, 신축 공동주택의 층간소음 문제는 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이는 현재 신축 아파트에서도 층간소음 민원이 꾸준하게 증가하는 원인이기도 합니다.

위 사례를 보면, 다행히 윗집도 층간소음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아랫집도 어느 정도의 층간소음은 이해가 가능한 상황이므로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접근해 보시길 권유합니다.

우선, 윗집입니다. 매트를 올바르게 설치하기입니다. 보통 거실이나 안방에 매트를 깔지만 실제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할 수 있습니다. 층간소음이 전달되는 장소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실제 층간소음이 가장 많이 전달되는 부분은 현관에서 안방으로 가는 통로 그리고 부엌으로 가는 통로입니다. 여기로 매트를 옮겨 볼 것을 윗집에 요청하시기 바랍니다. 현재보다 50% 이상 더 효과가 나올 것입니다.

둘째, 아랫집입니다. 소음이 가장 심하게 발생하는 정확한 시간대를 윗집에 알려주십시오.

막연히 소음을 줄여달라고만 요구하면 윗집은 자칫 민원인의 요구를 무리한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따라서 가장 피해가 심각하게 층간소음 발생하는 시간대(예를 들면, 오후 4시부터 6시 등)를 명확하게 윗집에 전달해야 합니다.

중요한 점은 매트 재설치나 피해 시간대에 층간소음을 줄이는 노력을 하는 3주 정도의 시간적 여유는 윗집에 주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김광현 기자 kk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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