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간부 숙소 샤워기서 ‘녹색물질’…부대 “숙소 이주 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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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7월 7일 15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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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페이지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 갈무리
페이스북 페이지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 갈무리
강남서초예비군훈련대에서 근무 중이라고 밝힌 한 군 간부가 “당장 바뀌길 바라지도 않는다. 그저 창피한 줄은 알았으면 좋겠기에 제보 드린다”며 관사 실태를 고발했다.

7일 페이스북 페이지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에 9년 차 간부라고 밝힌 A 씨는 “부대 관사의 수질관리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지 않아 제보 드린다”며 사연을 공개했다.

A 씨는 지난해 8~9월부터 부대 숙소에서 생활하며 몸이 가려운 느낌이 들었고 피부에 트러블이 나기 시작했다고 한다.

샤워기에서 녹물이 나오는 것을 계속 발견한 A 씨는 별도로 샤워기 필터를 구매해 사용했는데 한 달이 지난 후 필터에는 녹색물질이 잔뜩 발견됐다고 한다.

A 씨는 “이게 22년도 군대 관사에서 봐야 할 모습인지 모르겠다”며 “수질관리뿐 아니라 겨울에는 보일러 가동이 제대로 되지 않고 찬물로 샤워하는 게 대부분”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4월에도 숙소 관리자 및 수도방위사령부 주거TF에도 보일러와 수질상태를 개선해달라는 연락을 수차례 했지만 바뀌는 게 없었다”며 “문제 제기를 했으나 ‘어떡하겠느냐, 참고 써야지’ 등 답변을 받았다”고 밝혔다.

페이스북 페이지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 갈무리
페이스북 페이지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 갈무리
또 상급 부대의 한 간부는 A 씨에게 “물탱크를 새로 바꿔야 하는데, 오래되다 보니 청소를 해도 찌꺼기 등 잔해물들이 있어서 어쩔 수 없다”고 설명했다고 한다.

A 씨는 “관사에 쓰이는 물탱크와 기간병들이 쓰는 물탱크가 하나로 통합돼 있다. 병사들 또한 가려움이나 피부 트러블이 생긴다고 호소했다”며 “9년 차 말년 중사가 오죽하면 제보하겠나”라고 비판했다.

제보에 대해 부대 측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성실히 임무수행하고 있는 간부 여러분에게 감사를 표한다”며 “부대는 해당 숙소의 샤워기를 필터가 내장된 제품으로 교체해 추가 이물질 발생 여부를 확인하고 이주를 희망하는 거주자에게는 대체숙소를 마련해 이주 조치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부대는 장병 주거복지와 생활여건 개선을 위해 더욱 세심한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누리꾼들은 “병사가 같이 쓰는 물탱크의 수질이 문제인데 이주를 원하는 간부에게 이주를 시켜주는 게 조치라니”, “답변이 이해가 안 간다. 병사들은 계속 써도 된다는 건가” “서울에 있는 곳이 이 정도라니 놀랍다” 등 부대 측의 대응을 비판했다.

두가온 동아닷컴 기자 ggga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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