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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사회

대법 “육아휴직 복귀 후 권한·임금 실질 하락…차별·부당전직”

입력 2022-07-04 15:17업데이트 2022-07-04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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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모습. 2020.12.7/뉴스1 © News1
육아휴직에서 복귀한 뒤 형식적인 직급은 같더라도 실질적인 권한이나 임금수준 등이 떨어진 직급으로 발령이 났다면 차별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롯데쇼핑이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낸 부당전직 구제 재심판정 취소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4일 밝혔다.

앞서 1999년 롯데쇼핑에 입사한 A씨는 2013년부터 한 지점의 생활문화매니저로 근무해왔다. A씨는 2015년 6월 육아휴직에 들어갔다가 이듬해 1월 복직을 신청했다.

롯데쇼핑은 대체근무자가 이미 해당 지점 생활문화매니저로 근무하고 있다며 복직신청을 승인할 수 없다고 답변했다. 이에 A씨는 육아휴직 종료 사유가 발생했다며 자료를 제출했고 롯데쇼핑은 복직을 허가했다.

문제는 롯데쇼핑이 A씨를 생활문화매니저가 아닌 냉장냉동영업담당으로 인사발령하면서 발생했다. 이미 대체근무자가 있다며 다른 부서로 발령낸 것이다.

이에 A씨는 롯데쇼핑 노조와 함께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냈다. 경기지방노동위원회와 중앙노동위원회 모두 롯데쇼핑이 A씨를 다른 부서로 발령낸 것이 부당전직이라고 결론내렸다.

매니저와 영업담당은 업무 성격이나 권한, 임금에서 차이가 있기 때문에 남녀고용평등법 제19조 제4항을 위반했다는 이유에서다.

남녀고용평등법 제19조 제4항은 ‘사업주는 육아휴직을 마친 후에는 휴직 전과 같은 업무 또는 같은 수준의 임금을 지급하는 직무에 복귀시켜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롯데쇼핑은 ΔA씨가 육아휴직 전에 비해 임금을 적게 받는다고 볼 수 없고 Δ전직의 업무상 필요성이 충분히 인정되며 Δ생활상의 불이익이 통상 감수해야 할 정도를 벗어나지 않는 점 등을 고려하면 부당전직 아니라며 소송을 냈다.

쟁점은 A씨의 육아휴직 복귀 이후 인사발령이 남녀고용평등법 제19조 제4항의 ‘휴직 전과 같은 업무 또는 같은 수준의 임금을 지급하는 직무’에 복귀시킬 의무 위반에 해당하는지 여부였다.

1심과 2심은 롯데쇼핑의 손을 들어줬다. A씨가 육아휴직 전과 비교해 비슷한 수준의 임금을 받고 휴직 전 수행했던 직책이 임시직책에 불과하다면 본래 직급에 따라 수행해야 할 직책으로 발령을 냈다고 해서 남녀고용평등법을 어긴 것이라고 평가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아울러 ΔA씨가 육아휴직 직전 약 4개월 동안 휴직을 사용했기 때문에 롯데쇼핑으로서는 더 이상 생활문화매니저 직책을 공석으로 방치할 수 없었던 점 Δ다른 매니저 직책도 이미 과장 직급의 간부사원들이 담당하고 있었기 때문에 매니저로 복직시킬 수 없었던 점 등을 고려하면 전직의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봤다.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먼저 육아휴직 이후 전직발령이 차별인지 여부는 종전 업무와 같은 유형 및 임금수준의 업무인지가 판단기준이 되는데 이를 형식적으로 판단해선 안 되며 실질적으로 심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구체적으로 Δ다른 직무를 부여해야 할만할 필요성이 있는지 Δ임금을 포함한 근로조건이 전체적으로 낮은 수준인지 Δ업무의 성격·내용·범위·권한과 책임 등에 있어 불이익이 있는지 Δ대체직무를 수행함에 따라 기존에 누리던 업무상·생활상 이익이 박탈되는지 Δ휴직 또는 복직 전 협의 등 필요한 노력을 다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대법원은 이 사건에 이를 적용하면 A씨가 휴직 전 맡았던 매니저 업무와 복귀 후 맡게 된 영업 업무는 그 성격과 내용·범위 및 권한·책임 등에 상당한 차이가 있어 같은 업무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어 “원심은 이를 형식적으로 판단해 부당전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단정했다”며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부당전직 여부 판단 기준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심리를 미진하게 한 잘못이 있다”고 덧붙였다.

대법원 관계자는 “(육아휴직 이후) 전직이 있는 경우 차별이 있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구체적 기준을 제시한 첫 대법원 판결”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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