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경, 월북 프레임 만들려 수사 조작… 文대통령-서훈-서욱 등 고발하겠다”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6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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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논란]
서해 피살 공무원 유족 회견, “방수복 그대로… 월북 아니라 생각”
당시 함정 동료들 진술조서 공개… 아들, 尹대통령에 감사 편지

눈물 흘리는 유족 2020년 9월 서해 연평도 북방한계선(NLL) 북측 해상에서 북한군에 사살된 이대준 씨의 아내 
권영미 씨(오른쪽)가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변호사회관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 왼쪽은 이 씨의 형 이래진 씨.
 유족들은 “문재인 전 대통령 등 관련 책임자들을 고소 및 고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눈물 흘리는 유족 2020년 9월 서해 연평도 북방한계선(NLL) 북측 해상에서 북한군에 사살된 이대준 씨의 아내 권영미 씨(오른쪽)가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변호사회관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 왼쪽은 이 씨의 형 이래진 씨. 유족들은 “문재인 전 대통령 등 관련 책임자들을 고소 및 고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지난 정부는 ‘월북’ 프레임을 만들기 위해 (당시 근무자 진술조서에 담긴) 월북 정황이 없다는 증거들을 숨기고, 수사를 조작했습니다. 만행이자 범죄, 국정농단입니다.”

2020년 9월 서해 연평도 북방한계선(NLL) 북측 해상에서 북한군에 사살된 해양수산부 서해어업관리단 공무원 이대준 씨(사망 당시 46세)의 형 이래진 씨(56)는 17일 서울 서초구 변호사회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동생 이 씨가 근무했던 ‘무궁화10호’ 직원들의 해경 진술조서 8건을 공개하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공개된 진술조서에는 “월북하려면 방수복을 입었어야 했는데, 이 씨 방을 확인해 보니 방수복이 그대로 있었다. (당시) 밀물로 물살이 동쪽으로 흐르고 있어 그걸 뚫고 북쪽으로 간다는 건 무리라는 생각이 든다. 월북했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는다”는 동료 증언이 담겨 있다. 다른 동료도 “대준 형님으로부터 바다에 빠지면 저체온증으로 3시간 내로 죽는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고, 북한으로 갈 이유도 없다”고 진술했다.

유족 측 대리인 김기윤 변호사는 “이 같은 결정적 증언은 2020년 10월 국회를 통해 일부 조서 내용이 공개됐을 때도 누락됐다”며 “해경이 일부러 감춘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보공개 소송에서 승소하고도 해경 수사 자료를 확인하지 못했던 유족들은 해경이 16일 항소를 취하해 전날 오후 늦게 진술조서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 씨의 아내 권영미 씨(43)는 아들(19)이 쓴 편지를 읽으며 눈물을 흘렸다. 아들은 윤석열 대통령에게 보낸 편지(사진)에서 “명확한 이유도 모른 채 아버지는 월북자로 낙인찍혔고 나와 어머니, 동생은 월북자 가족이 돼야 했다. 고통스러웠고 원망스러웠고 분노했다”며 “피해자가 (잘못한 사람인 것처럼) 둔갑해 비난받는 상황이 만들어졌다”고 썼다. 권 씨는 “앞으로 처벌받아야 할 사람은 처벌받고, 남편의 명예가 회복될 수 있도록 힘닿는 데까지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유족 측은 “문재인 전 대통령과 서훈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서욱 전 국방부 장관 등 관계자들을 고소·고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
#월북 프레임#수사 조작#서해 피살 공무원#유족 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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