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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닷컴|사회

“집회 규모·방법 고려 않고 일정 장소 전면 금지…부당”

입력 2022-05-22 09:45업데이트 2022-05-22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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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회의 규모, 방법 등을 고려하지 않고 일정 장소의 집회를 전면 금지하는 것은 위법하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부장판사 신명희)는 서울중부노점상연합 소속 A 씨가 서울 중구청을 상대로 청구한 ‘집회집합금지구역지정 취소’ 소송을 각하했다.

A 씨는 지난해 서울 중구청 인근에서 ‘노점상 생존권 사수 결의대회’를 개최하겠다고 신고했다. 같은해 4월 14일부터 5월 12일까지 서울 중구청 앞 인도에서 9명이 모이는 집회였다.

같은해 4월 30일 중구청은 감염병예방법에 근거해 관내 4개 구역을 집회금지 장소로 지정하고 5월 3일부터 별도 공표시까지 집합금지구역에서 집회와 시위를 전면 금지하는 ‘코로나19 확산방지를 위한 집회금지 고시’를 내렸다. 집회금지 장소에는 A 씨가 신고한 중구청 인근이 포함됐다.

중구청의 고시로 인해 집회를 열 수 없게 되자 A 씨는 연합 대표로 고시 효력을 정지해달라며 집행정지 및 본안소송을 냈다. 당시 법원은 집행정지 신청을 일부 받아들여 방역수칙 준수 등을 조건으로 5월11~12일 이틀간 집회를 허용했다.

이후 중구청은 단계적 일상회복에 따라 지난해 11월초 집회금지 고시를 해제했다.

A 씨는 “중구청이 집회시간과 규모 등 고려 없이 중구 주요 구역에서의 집회를 전면 금지한 것은 과도한 제한으로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조처”라고 주장했다. 이에 중구청은 “집행정지 결정으로 인해 집회 금지 기간으로 설정한 때에도 원고가 집회를 할 수 있었고, 행정소송의 변론이 끝난 시점에 이미 집회신고 기간이 지나 있었다”고 반박했다.

재판부는 “집회금지 고시가 이미 폐지돼 고시 취소를 구할 법률상 이익이 소멸됐다”며 청구를 각하했다.

다만 소송 비용은 피고 서울 중구청이 부담하도록 했다. 재판부는 “당시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도 집회시간, 규모, 방법 등을 불문하고 일정 장소에서의 집회를 전면 금지하는 것은 헌법상 보장된 집회 자유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는 것으로 볼 여지가 크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집회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은 다른 중요한 법익 보호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경우에 한해 정당화되는 것”이라며 “중구청이 집회의 자유를 최소한의 범위에서 제한하는 방안에 대해 진지한 고민을 거쳤다고 볼 증거가 없다”고 했다.

김혜린 동아닷컴 기자 sinnala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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