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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사회

사랑으로 품어주는 위탁가정, 가정위탁보호제도 확대해야[기고/윤혜미]

윤혜미 아동권리보장원 원장
입력 2022-05-19 03:00업데이트 2022-05-19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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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가기 싫어요. 큰아빠·큰엄마 집에 데려다주세요.” 2020년 경남 창녕군에서 계부와 친모의 학대를 피해 도망쳐 편의점에서 잠옷 차림으로 발견된 9세 아동의 첫마디이다. 아동이 말한 큰아빠 집은 과거 2년간 생활했던 위탁가정이다. 2003년에 도입되어 올해로 20년째를 맞는 가정위탁보호제도는 보호가 필요한 아동에게 성장 발달에 기본이 되는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부모 역할과 가정환경을 일정 기간 제공하는 제도다.

그동안 정부는 보호가 필요한 아동들을 위해 ‘모든 아동은 가정에서 성장할 권리가 있다’는 선(先)가정보호 정책을 펼치며 가정위탁보호제도 활성화를 위해 노력해 왔다. 2021년에 긴급한 보호가 필요한 6세 이하 학대피해아동이 원가정에서 분리될 때 시설이 아닌 위탁가정에서 보호받을 수 있도록 ‘위기아동 가정보호 사업’을 시작하고, 2022년에는 전문가정위탁 제도를 국비예산으로 지원하며 전국적인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정부의 제도 개선과 예산 지원으로 다양한 유형의 위탁가정이 발굴됐다. 그 결과 베이비박스 아동이 시설보호를 거치지 않고 위탁부모의 품에서 자라게 된 긍정적인 결과도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위탁가정 보호비율은 여전히 낮다. 2020년 보호대상 아동 4120명 중 가정위탁보호 비율은 25.9%로 제도 시행 초기인 2003년 23.5% 수준에서 크게 나아지지 못했다. 이마저도 친인척 관계의 보호가 대부분이며, 비혈연인 일반 보호나 전문위탁보호 비율은 매우 낮은 수준이다. 보다 많은 아이들이 시설이 아닌 가정에서 보호받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일반위탁가정의 양육수당을 신설하고 국가 예산을 지역별로 균등 지원해 서비스의 형평성을 높여야 한다.

매년 5월 22일은 ‘가정위탁의 날’이다. ‘친가정과 위탁가정이 내 아이와 위탁 아이를 행복한 가정에서 잘 키우자’는 의미에서 제정됐다. 올해로 19회를 맞는 가정위탁의 날을 기념해 많은 국민들의 관심과 동참으로 보호가 필요한 아이들이 따뜻한 가정의 울타리 안에서 행복한 아동으로 성장하기를 바란다.

윤혜미 아동권리보장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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