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영 불법촬영’ 부실수사·뇌물수수 경찰 간부, 1심 집행유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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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4월 26일 09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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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정준영씨. 2019.3.21/뉴스1 ⓒ News1
가수 정준영씨. 2019.3.21/뉴스1 ⓒ News1
지난 2016년 여자친구의 신체를 불법 촬영한 혐의로 입건된 정준영 씨(33) 사건을 부실하게 수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경찰 간부에게 1심 재판부가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 4단독(부장판사 신혁재)은 허위공문서작성·뇌물수수·직무유기 등 혐의로 기소된 경찰 간부 A 씨(57)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아울러 벌금 5만 원과 추징금 1만 7000여 원도 함께 명령했다.

A 씨는 2016년 8월 서울 성동경찰서에서 여성청소년과 팀장급으로 근무하며 정 씨의 불법 촬영 사건을 맡아 정 씨의 변호인과 협의, 사건을 부실하게 수사해 직무를 유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8월 20일 정 씨는 성동서에 출석해 ‘영상 촬영에 동의했다고 생각했다. 촬영 후 삭제했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그럼에도 A 씨는 ‘정 씨가 혐의를 시인한다’는 취지로 보고하며 정 씨의 휴대전화를 포렌식 하지 않고 기소의견으로 송치하겠다는 의견을 밝힌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당시 A 씨의 지휘라인에 있던 계장, 과장들은 휴대전화 확보가 필요하다고 봤고 A 씨에게 해당 사항을 지시했다. 하지만 A 씨는 정 씨의 변호인과 함께 포렌식 업체에 연락해 휴대전화 데이터 복구가 불가능하다는 확인서를 작성해달라고 요구했으나 거절당했다.

업체를 방문하는 과정에서 A 씨는 정 씨 측 변호인 등과 함께 “휴대전화나 포렌식 자료 확보 없이 사건을 신속하게 송치해달라”는 청탁을 받고 1만 7000여원 상당의 식사를 제공받은 혐의도 있다.

이후 검찰은 정 씨의 변호인으로부터 휴대전화를 임의 제출받아 포렌식 작업을 했으나 관련 영상이 이미 삭제돼 확보하지 못했고 정 씨를 2016년 10월 증거불충분으로 불기소 처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씨는 2019년 성관계 불법 촬영물 유포 혐의, 만취 여성 집단 성폭행 혐의 등으로 기소돼 2020년 9월 대법원에서 징역 5년을 확정받았다.

이날 재판부는 A 씨에게 “수사 절차를 다 이행하지 않고 형식적인 기소 의견을 검찰에 송치한 사건”이라며 “단순히 태만으로 인해 직무를 성실히 수행하지 않은 것을 넘어 의식적인 방임이나 포기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다만 A 씨가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점, 장기간 경찰로 근무하며 특별한 징계를 받은 바 없이 성실히 근무한 점 등을 고려해 형량을 정했다고 밝혔다.

두가온 동아닷컴 기자 ggga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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