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 가축분뇨 활용해 ‘농업용 열에너지’ 공급한다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4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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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분고체 연료 실증시험 설비 준공, 한전과 친환경 연료화 사업 시동
축산업 난제인 분뇨문제 해결하고 농어업 에너지 생산체계 전환 기대
난방유 대비 30% 이상 비용 절감

15일 경북 청송군 부남면 그린썸 토마토 농장에서 열린 축분 고체 연료 실증시험 설비 준공식에서 참석자들이 테이프를 자르고 있다. 경북도 제공
15일 경북 청송군 부남면 그린썸 토마토 농장에서 열린 축분 고체 연료 실증시험 설비 준공식에서 참석자들이 테이프를 자르고 있다. 경북도 제공
경북도와 한국전력공사는 최근 청송군 부남면 토마토 농장인 그린썸농업회사법인에서 축분(畜糞) 고체 연료 실증시험 설비 준공식을 열었다. 이 설비는 가축 분뇨를 활용해 만든 고체 연료를 연소시켜 농업용 열에너지를 공급하는 시설이다. 현재 규모는 약 2만 m²의 유리 온실을 충분히 데울 수 있는 수준이다. 일대 환경오염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고체 연료를 태울 때 발생하는 대기오염을 줄이는 후처리 설비도 갖췄다.

참여 농장주는 “시설하우스의 인건비, 농자재비, 포장재비 등은 고정비용으로 생산비를 줄이는 유일한 방법은 난방”이라며 “축분 연료 사용으로 비용을 절감하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김종수 경북도 농축산유통국장은 “국내에서 처음 시도하는 이 사업이 축산업뿐 아니라 농어업의 혁신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 탄소중립 실현에 도움

경북도는 이번 설비 준공을 통해 친환경 미래 사업인 축분 고체 연료화 사업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었다. 도는 이 사업이 축산업의 최대 난제인 분뇨를 처리하고 농어업 에너지 생산 체계 구도를 바꿀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향후 탄소중립 실현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도와 한국전력은 2020년 업무 협약을 체결하고 관련 연구개발을 공동 진행하고 있다. 도는 악취와 수질오염, 가축 전염병 등을 일으키는 기존의 축분 처리 방식을 개선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구상 중이다. 축산 농가에서 발생하는 수분 20% 이하의 가루를 가공 공장에서 kg당 3000kcal 이상의 발열이 가능한 고체 형태의 연료로 만드는 것도 그중 하나다. 도는 축분 고체 연료 인증 시스템과 안정적인 공급 인프라도 구축할 방침이다.

한국전력과 규원테크㈜, 켑코이에스㈜는 고체 연료를 이용한 열병합 발전기술 실증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규원테크는 축분 고체 연료 전소보일러를 개발 중이다. 켑코이에스는 온실가스 저감 방법과 탄소배출권 사업 모델 개발을 맡았다.

이 밖에 경북농업기술원과 경북축산기술연구소, 한국전력 전력연구원이 공동연구기관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 기관들은 2024년 4월까지 농가 경영비용을 줄이는 경제 방안을 분석하고 축산 분뇨 연료화 기술을 확대 보급하는 정책을 수립할 계획이다.

○ “시설농가 에너지 비용 30% 절감”

경북도에 따르면 축분 고체 연료는 축사시설과 시설하우스, 마을 단위 소규모 발전설비에 쓰일 수 있다. 실용화되면 시설농가는 현재 난방유 대비 에너지 비용을 30% 이상 아낄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연구개발이 완료되면 경북 분뇨 발생량의 약 17%인 연간 135만 t이 고체 연료 37만 t으로 가공된다. 경제적 가치로 환산하면 약 481억 원이다. 김 국장은 “축분 고체 원료는 분말 확보와 유통이 쉽기 때문에 재생에너지 가치가 크다. 후방산업 육성과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전력은 자체 보유한 바이오 연료 연소 및 활용 기술과 도의 축분 고체 연료 확대 정책을 융합하면 탄소중립을 위한 친환경 에너지 핵심 신기술이 확보될 것으로 보고 있다.

강성조 경북도 행정부지사는 “농업 분야를 시작으로 신재생에너지 전환을 확대하기 위해 한국전력과 함께 힘을 쏟을 것”이라며 “환경법 개정과 제도 개선, 탄소배출권 인증 등을 경북이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경북도#가축분뇨 활용#농업용 열에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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