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검수완박→“야반도주극”…‘거친’ 인사청문회 예고

  • 뉴시스
  • 입력 2022년 4월 15일 16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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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 첫 법무부 장관으로 지명된 한동훈 사법연수원 부원장(검사장·사법연수원 27기)이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을 “야반도주극”이라는 수위 높은 표현을 동원해가며 비판했다. 인사청문회를 앞둔 한 후보자가 민주당이 당론으로 채택한 검수완박을 이같이 거세게 몰아붙이면서 향후 치열한 검증 과정이 예상된다.

한 후보자는 15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 청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로 첫 출근하면서 받은 검수완박 관련 취재진 질문에 “이제는 지난 5년간 무슨 일이 있었길래 이렇게 명분 없는 야반도주극까지 벌여야 하는지 국민들께서 많이 궁금해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야반도주’는 ‘부정한 행위 책임을 피하기 위해 도망간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표현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그간 민주당 측 의원들은 현 정권 인사들에 대한 수사를 막으려 검수완박을 추진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에 극렬히 반발해 왔다.

전날 진행된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이 “대통령 임기가 한달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검찰청 문을 닫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하자,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그럼 조 의원 생각은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수사를 하는 것이 마땅하다는 것이냐”고 되받았다. 또 “질문을 그런 취지로 한 것 아니냐”고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검찰과 민주당 사이에서 검수완박에 대해 말을 아끼던 그동안의 모습과는 상반되는 태도다.

이미 민주당 인사들은 한 후보자를 향해 ‘제2의 우병우’, ‘암덩어리’ 등 노골적인 반감을 드러내며 지명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거친 분위기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법무부 장관 등 국무위원 임명은 국회에서 인사청문회 절차를 거친다. 의원들은 지명자의 적격 여부에 대한 의견을 담은 경과보고서를 제출하지 않거나 부적격으로 판단해 보고서를 제출할 수 있다.
대통령이 이에 따를 법적 의무는 없지만, 인사청문회에서 진행되는 검증 과정이 국민들에게 생중계된다.

한 후보자는 20년 넘게 검사로 공직에 있었고, 검찰 간부로 재산공개 대상이기도 해 위법 사항이 발견될 여지는 적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국정농단’, ‘사법농단’, ‘삼성그룹 불법 승계 의혹’ 사건 등 굵직한 사건을 다수 수사한 만큼 그 과정에서의 정당성 여부가 검증대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최근 무혐의 처분을 받았지만 ‘채널A 사건’도 주요 검증 대상이 될 수 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 검찰 수사 당시 지휘 라인인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장으로 있었던 점도, 이 수사를 ‘과하다’고 평가하는 민주당이 쉽게 넘길리 없다.

이날 한 후보자는 변호사 아내와의 이해충돌 문제 등 청문회 과정에서 나올 법한 질문에는 “아직 처음 단계이기 때문에 내용을 잘 못 봤다. 준비단으로 질문해달라”며 말을 아꼈다. 인사청문회에 임하는 각오에 대해서도 “말씀드린 것처럼 저에 대해 많은 질문이나 궁금한 점이 있을 것”이라며 “솔직하고 겸허하게 잘 말하겠다”고 원론 수준의 답변만 내놨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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