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응급실 올 일이냐”…군의관, 고관절 괴사 훈련병에 폭언

  • 동아닷컴
  • 입력 2022년 3월 23일 11시 34분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는 참고사진. ⓒGettyImagesBank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는 참고사진. ⓒGettyImagesBank
훈련을 받다 다친 공군 훈련병이 군 병원의 부실 진료로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하고 7개월 만에 전역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3일 YTN에 따르면 작년 4월 공군 교육사령부에 입소한 A 씨는 훈련 중 발목을 접질렸고 고관절 쪽에 통증을 느껴 교육사 기지병원을 4번 이상 찾았다. 그러나 당시 군의관들은 “근육이 놀란 것 같다”는 진단과 함께 진통 소염제·근육이완제 등 간단한 처방을 했다.

A 씨는 계속된 훈련에 다리가 올라가지 않는 증상까지 생겨 다시 기지병원을 방문해 엑스레이(X-ray) 촬영을 요청했지만 군의관은 이를 받아주지 않았다. 자세한 설명도 없이 ‘힘들 것 같다’고 이야기 한 게 전부였다고 한다.

제대로 된 진단이나 치료 없이 4주차 행군까지 한 A 씨는 통증이 급격히 악화됐고 응급실을 찾았다. 하지만 A 씨는 당시 군의관이 다리를 몇 번 움직여보더니 “이게 응급실 올 일이냐?”며 폭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A 씨는 “(군의관이) ‘네가 밖에 있었으면 이런 거 가지고 민간 병원 응급실에 가느냐’고 했다. 속상하고 놀랐다. 의사가 그렇게 얘기하는 걸 한 번도 못 봤다”고 토로했다.

결국 후반기 교육까지 마치고 공군 8전투비행단에 배치된 A 씨는 증상이 생긴 지 약 두 달만인 같은 해 6월 말 국군춘천병원에서 CT와 MRI를 찍었다. 이후 한 달 뒤 고관절 스트레스 골절과 무혈성 괴사 소견을 받아 인공관절 치환 수술을 받게 됐다.

수술 뒤에도 민간 재활병원과 국군수도병원 입원을 반복한 A 씨는 입대 7개월 만에 심신장애등급 5급 판정을 받고 의병 전역했다.

A 씨의 아버지는 “우리 자식은 장애인이 됐는데 훈련소대장, 교육사령관, 사과한 사람 단 한 사람도 없다”고 말했다.

공군 측은 A 씨가 전역한 작년 12월경 담당 군의관 3명과 훈련소대장 1명에 대한 감찰을 진행했으며 A 씨 사건을 계기로 훈련병을 집중 관찰하는 추적 진료 관리팀과 고관절 전담 클리닉을 신설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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