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갑 “정부 방역 완화 메시지, 큰 문제” 악영향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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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2월 18일 10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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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18일 정부가 식당·카페 등의 영업시간 제한을 밤 9시에서 밤 10시까지로 완화하기로 결정한 것에 대해 “유행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인데 완화가 가능하다고 하는 메시지를 전달한 것 자체가 앞으로의 유행 규모에 매우 안 좋은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이 교수는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영업 제한 시간이) 밤 9시에서 밤 10시로 바뀌는 게 얼마나 큰 걸 주겠느냐’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이 교수는 “(정부의) 이런 (완화) 메시지가 나왔다는 것 자체가 사실 가장 큰 문제”라며 “(지난해) 11월에 단계적 일상회복 시작한다고 했을 때 10월 말부터 유행 상황이 악화됐다. 메시지를 전달한 것 자체가 앞으로의 유행 규모에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는 부분”이라고 우려했다.

또한 이 교수는 “오미크론의 유행 규모가 너무 커지게 되면 중증환자 규모도 따라서 올라갈 수밖에 없다”며 “정점에 이르렀을 때의 상황이 예측이 안 되니까 중증환자가 얼마나 갈지도 예측이 안 되는 상황이 돼 버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감염병 전문가인 이 교수는 코로나19 일상회복지원위원회 자문위원으로 활동하다가 16일 직을 내려놓았다. 이 교수는 자문위원 사퇴 하루 전인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미 현장은 지옥이 되고 있다”며 “최소한 정점을 지날 때까지 완화를 논의해 줬으면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 교수는 “일상회복지원위원회에서 최근 2~3주 동안 매우 많은 방역적인 변화가 있었는데 거의 회의를 못 했다”며 “그만큼 보건복지부나 중수본이나 중대본, 또 방대본이 다 바쁘고 어쩔 수 없이 뛰어다니는 상황이었긴 했지만 의견을 전달하기가 상당히 힘든 구조로 갔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 교수는 “새로운 대통령이 들어서면 어차피 방역에 관련된 지명도 바꿔야 되는데, 자문단들도 일단 제가 자리를 내놓아야 새로운 전문가들이 들어올 수 있을 거란 생각을 했다”면서 “실제로 새로운 대통령이 들어서면 위원회의 자체 의견이나 이런 부분들이 크게 영향을 줄 수 없는 상황이 된다”고 말했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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