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널 안에 우레탄이 있다. 안에서 화재가 발생하게 되면 (불이) 커지는데 내부 연소로 유독가스가 많이 발생했다.”
지난 5일 발생한 경기 평택시 냉동창고 신축 공사장 화재 현장에서 한 소방관이 내부 상황을 전한 내용이다.
건축 현장 화재는 진화 중에도 좀처럼 불길이 잡히지 않거나 잦아들었다가도 다시 번지는 상황이 자주 일어나는데 이 때문에 예기치 못한 인명 피해가 발생하기도 한다. 이번 화재 현장에서도 밤샘 진화 작업으로 불길이 어느 정도 잡혔지만 다시 살아난 불길 때문에 소중한 소방관 3명이 목숨을 잃었다.
밤샘 진화까지 벌이고도 다시 살아난 불길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이번에도 ‘우레탄폼’이 지목된다. 소방당국과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이번 화재 현장에서도 1층부터 4층까지, 벽면과 천장의 마감재로 우레탄폼이 쓰였다.
우레탄폼에 불이 붙으면 불길이 순식간에 퍼지는데 화재 현장을 목격한 시설 관계자도 불길이 다시 커지기 전 들린 폭발음과 관련해 “건물 안에 있는 우레탄이 폭발하면서 시커먼 연기가 건물 틈으로 뿜어져 나온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물론, 이번 화재의 최초 원인은 우레탄폼이 아닐 가능성도 있다. 누전과 안전 불감증, 사소한 요인 하나만으로도 현장에선 대형 화재로 번질 가능성이 열려 있다. 이번 화재도 정밀 조사를 통해 최초 발화 원인일 밝혀질 테지만 우레탄폼이 불길을 키우고 피해를 키운다는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우레탄폼은 샌드위치 패널 심재로 한번 불이 붙으면 연소가 워낙 빠른 데다 유독가스도 많이 발생해 화재를 키운 요인으로 자주 지목된다.
이번 사고를 놓고 지난 2020년 4월 이천 물류창고 화재와 판박이라는 지적이 나오는데 당시에도 천장과 벽면에 도포된 우레탄폼에 불이 붙어 대형 화재로 이어졌다.
우레탄폼으로 인해 대형 화재가 발생했던 사례는 이뿐만이 아니다. 1999년 씨랜드 청소년수련원 화재를 비롯해 2008년 이천 냉동창고 화재, 2017년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2018년 밀양 세종병원 화재 역시 우레탄폼이 심재로 활용된 샌드위치 패널 구조가 문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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