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의 질주’ 속 그 차 ‘쾅쾅’찬 아이들 …“부모는 연락 안 돼”

  • 동아닷컴
  • 입력 2021년 12월 15일 15시 50분


코멘트
어린아이 2명이 지하 주차장에 주차된 차량에 발길질해 차량이 파손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차량은 영화 ‘분노의 질주’에 출연해 유명해진 차량으로, 개체 수가 적어 출고된 지 20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높은 중고가를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튜브 ‘한문철TV’ 캡처
유튜브 ‘한문철TV’ 캡처


지난 14일 유튜브 ‘한문철 TV’에는 지하 주차장에 주차된 차를 여아 2명이 파손하는 모습이 담긴 블랙박스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에는 킥보드를 타고 나타난 여자아이 2명이 한 차량 앞에 멈춰 서는 모습이 담겼다. 아이들은 차 주변을 빙빙 돌며 차량에 계속해서 발길질을 했다. ‘쾅쾅’ 소리가 날 정도로 차량을 발로 찬 아이들은 다시 킥보드를 타고 현장을 떠났다.

영상 제보자 A 씨는 “동네 친구인 7, 8세 여아가 차량을 파손했다”며 “경찰에 신고했고 재물손괴죄로 혐의는 인정되나 미성년자여서 사건이 며칠 만에 종결됐다”고 말문을 열었다.

A 씨는 두 아이의 부모들과 만나 합의점을 찾고자 이야기를 나눴으나 별다른 진척이 없었다고 한다. 그는 “한 아이의 아버님이 따로 견적을 보고 싶다고 해서 ‘차는 지하주차장에 그대로 있으니 편히 보시라’고 했는데 한 달이 지나도 견적도 안 보고 ‘광택을 내보자’는 헛소리만 한다”며 “또 다른 아이의 부모님은 단 한통의 연락도 없는 상태”라고 했다.

이어 “편의를 많이 봐줬다 생각하고 전화 통화를 했지만 전화를 받지도 오지도 않는다”며 “바디킷, 라이트, 범퍼, 펜더, 문짝, 머플러 등 돌아가면서 360도 다 부쉈다”고 했다. 또 “차량은 일반적인 알루미늄판이 아니고 합성수지 전체 바디킷”이라며 “바디킷이 금이 간 상태라 보수, 복원을 해야 하며 도색도 커스텀 색상이라 전체 도색을 해야 한다”고 차량의 상태를 전했다.

그러면서 “아이들에게 왜 그랬는지 이유를 물었지만 아무런 대답도 듣지 못 했다”며 이런 무책임한 부모들을 어떻게 해야 할까”라고 토로했다.

유튜브 ‘한문철TV’ 캡처
유튜브 ‘한문철TV’ 캡처


A 씨에 따르면 그의 차량은 도요타의 ‘80 수프라’로 전세계적으로 매니아층이 형성되어 있는 차량이다. 국내에는 20대도 채 되지 않는 수량만 있을 정도로 희소성이 있으며, 국내 각종 전시회·자선모임 등에도 빠지지 않고 전시되고 있다고 한다. 출고된 지 20년이 지난 현재 시세는 5000만 원~8000만 원 수준이다.

A 씨는 “경주 자동차 박물관에 제 차량과 같은 바디킷 장착 차량이 전시 중에 있다”며 “이 차량은 사고 싶어도 살 수 없는 차량으로 간혹 매물이 나와도 높은 금액에 거래되고 있다. 처음 거래될 때는 6000만원 수준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영상을 본 한문철 변호사는 “아이들 부모를 상대로 민사 소송해야 하는데 수리 견적서만으로는 못 이긴다. 실제 수리 후 수리 비용을 청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다만 판사가 중고차 시세를 감정하라고 한 후, 중고 차 값보다 수리비가 더 비싸면 중고 차 값만큼만 인정할 수도 있다”며 “판사가 자동차에 대해 잘 모를 수 있어 마니아층의 실거래가를 인정 안 해주면 낭패를 볼 수도 있다. 참 답답하다”고 말했다.

김혜린 동아닷컴 기자 sinnala8@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오늘의 추천영상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