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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비 입금할 계좌 좀…” 입이 떡 벌어지는 범죄이용 통장 모집 수법
뉴스1
입력
2021-12-09 13:06
2021년 12월 9일 13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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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s1 DB
충북 청주지역 개인택시 기사인 50대 A씨는 지난 3일 오후 4시50분쯤 운행 요청을 받았다.
목적지는 대구. 손님이 제시한 운행 요금만 20만원에 달하는 소위 ‘대박 콜’이었다. A씨는 서둘러 손님에게 전화해 승차 지점을 비롯한 전반적인 사항을 물었다.
문제는 여기서부터 시작됐다. 손님은 뜬금없이 ‘1000만원을 계좌로 먼저 입금할 테니 대구에 도착한 뒤 돈을 모두 찾아 요금을 뺀 나머지 금액(980만원)을 돌려 달라’고 말했다.
A씨는 이상함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요금만 계좌로 보내면 될 일을 굳이 목돈까지 보내 인출하게 하려는 저의가 의심스러웠다.
A씨는 범죄임을 직감하고 112에 신고한 뒤 손님과 약속한 승차 지점으로 향했다.
경찰도 곧바로 움직였다. 지령을 받은 인근 지구대는 승차 지점으로 경찰관을 급파했다.
같은 날 오후 5시20분쯤 청주시내 한 패스트푸드점 앞. 수상한 제안을 한 손님이 나타나 택시에 올라타는 순간 출동 경찰관이 들이닥쳤다.
이후 지구대로 끌려온 손님은 묵묵부답이었다. 신원 확인 절차에도 응하지 않았다.
한참을 경찰과 줄다리기하던 손님은 신분증 미 제시에 따른 주민등록법 위반 혐의로 입건 위기에 몰리자 그제야 입을 열었다.
신원 조회 결과 수상한 손님(30대 후반 남성)은 이미 사기를 비롯한 여러 범죄에 연루, 기소중지 돼 떠돌아다니는 도망자였다.
그는 수배된 상태에서도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조직 전달책으로 활동했다. 검거 당일 역시 범죄 수익금을 옮길 계좌를 구하려고 불특정 다수 택시기사를 물색했다.
만약 택시기사 A씨가 제안을 받아들였다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 범죄에 연루될 수 있었던 셈이다.
보이스피싱을 비롯한 사기 조직이 범죄에 쓸 통장을 구하려 온갖 기상천외한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
대포통장 유통 단속이 날로 강화되자 앞선 사례처럼 과거보다 한층 진화한 수법으로 계좌를 끌어모으는 모양새다.
대표적인 게 취업을 미끼로 통장만 가로채는 수법이다. 인터넷 사이트에 허위 채용 공고를 올려 찾아온 구직자에게 절차상 필요조건으로 통장과 현금카드를 요구하는 식이다.
심지어 온라인상에 떠도는 계좌번호를 범죄에 이용하는 사례까지 나온다.
수법은 다음과 같다. 먼저 인터넷이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상거래 목적으로 공개된 계좌번호와 전화번호를 수집한다.
이후 수집한 계좌번호를 피해자에게 알려주고 입금을 유도한다. 돈이 들어오면 실제 계좌 주인에게 은행원을 가장해 전화를 걸어 송금 착오라고 속여 특정 계좌로 재이체를 요구하는 악질 수법이다.
단기 고수익을 미끼로 내세워 통장을 빌리는 수법은 이미 고전이 된 지 오래다.
경찰 관계자는 “범죄 수익금 전달 경로인 대포통장을 구하기가 점점 어려워지면서 사기꾼들의 계좌 모집 수법도 날로 진화하고 있다”면서 “‘별일 없겠지’하는 생각에 무심코 계좌를 빌려줬다가 범죄에 연루될 수 있으니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도내에서는 대포통장 등을 악용해 이뤄지는 보이스피싱 범죄가 줄지 않고 있다.
경찰이 집계한 최근 4년(2017~2020년)간 도내 보이스피싱 피해 건수는 7264건이다. 피해액만 623억원에 달한다.
(청주=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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