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최숙현 철인3종 선수 가혹행위 의혹’ 감독·주장 실형 확정

  • 뉴시스
  • 입력 2021년 11월 11일 10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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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인3종 선수였던 고(故) 최숙현 선수를 상대로 가혹 행위를 저지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감독과 주장이 징역형을 확정받았다.

대법원 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11일 상습특수상해 등 혐의로 기소된 김규봉(42) 전 감독의 상고심에서 징역 7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장윤정(33) 전 주장은 징역 4년을 확정받았다.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 소속이었던 김 전 감독은 지난 2013년 3월부터 2019년 7월까지 최 선수 등 소속 팀원들을 때리고 다치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지난 2016~2017년에는 최 선수의 뺨을 운동화로 때리는 등 상습적으로 때렸으며, 그가 운동처방사 안주현(46)씨로부터 폭행을 당하고 오자 다시 협박한 혐의도 있다.

이와 함께 지난 2016년 8월27일에는 최 선수와 다른 선수들에게 20만원어치 빵을 강제로 먹였으며, 이들이 구토를 해도 가혹행위는 이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2015년 3월19일에도 다른 선수들에게 1kg에 이르는 과자를 먹게 하고, 같은팀에 속한 장윤정 전 주장이 이를 감시하도록 한 혐의도 받는다.

아울러 김 전 감독은 지난 2016년 5월20일 소속 선수에게 부적절한 농담을 한 뒤 눈물을 흘린다며 욕을 한 뒤 맥주병으로 때릴 것처럼 위협하기도 했다.

이 밖에 시청으로부터 보조금을 지원받고도, 해외 전지훈련을 위한 항공료가 필요하다며 선수들에게서 7400여만원을 뜯어낸 것으로 나타났다. 견적서를 부풀려 지역 체육회로부터 2억5700여만원의 허위 보조금을 받아낸 혐의도 있다.

같은팀에 속한 장윤정 전 주장도 최 선수의 머리와 뺨을 때리고 다른 선수에게 폭행을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지난 2016년에는 2월 뉴질랜드 전지훈련에서는 다른 선수들을 집합시킨 뒤 최 선수에게 심한 욕설을 하고 여러 차례 때린 것으로 드러났다.

또 지난 2016년에는 선수들에게 이른바 ‘원산폭격’을 시켰으며, 2018년에는 선수의 카카오톡 대화를 몰래 본 것으로 혐의도 있다.

같은팀 소속 김도환 전 선수도 지난 2016년 최 선수 등을 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의 상습적인 가혹행위와 폭행은 최 선수가 지난해 6월26일 극단적인 선택을 하면서 수면 위로 드러났다. 최 선수는 어머니에게 ‘엄마 사랑해. 그 사람들 죄를 밝혀줘’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1심은 “김 전 감독 등은 지위를 이용해 선수들을 상대로 장기간에 걸쳐 폭언과 폭행, 가혹행위 등을 했다”라며 “범행을 부인하며 사건을 무마하려는 시도만 했고, 최 선수는 꿈도 제대로 펼쳐보지 못한 22세의 나이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각각 김 전 감독에게 징역 7년을, 장 전 주장에게 징역 4년을, 김 전 선수에게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2심도 일부 변경된 공소장에 따라 원심 판결을 파기하면서도 1심 형량을 유지했다. 이후 김 전 선수를 제외한 2명만이 대법원에 상고했다.

한편 최 선수 등 소속팀 선수를 폭행하고, 일부 선수들을 강제추행한 혐의로 기소된 운동처방사 안주현씨는 2심 판결에 불복했으나 지난 8월 상고를 취하해 형이 확정됐다. 안씨는 2심에서 징역 7년6개월에 벌금 1000만원을 선고받은 바 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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