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변인폰 압수 논란’ 김오수, 기자단과 충돌…“제가 이런 대접 받아야 하나”

  • 뉴시스
  • 입력 2021년 11월 9일 18시 18분


코멘트
대검찰청 대변인의 공용 휴대전화 압수를 사전에 보고받아 논란이 불거진 김오수 검찰총장이 출입기자단의 항의에 “공무방해다. 날 겁박하느냐”고 말해 논란에 휩싸였다.

김 총장은 9일 오후 3시30분께 서울 서초구 대검 8층 검찰총장실 앞에서 출입기자단 10여명과 대치했다.

앞서 대검 감찰부 감찰3과는 지난달 29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고발사주 의혹’ 및 ‘장모대응 문건 의혹’과 관련해 서인선 대검 대변인으로부터 업무용 휴대전화를 임의제출 방식으로 압수해 포렌식을 진행했다. 이를 두고 언론의 취재까지 들여다보려는 것이라면서 검열 논란이 일었다.

해당 휴대전화는 지난해 8월까지 근무한 권순정 전 대변인, 올 7월 자리를 옮긴 이창수 전 대변인이 쓰던 것이며, 서 대변인은 최근까지 사용하다가 다른 휴대전화로 교체했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김 총장은 감찰부로부터 사전에 진상조사 및 압수수색의 필요성을 보고받은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불거졌다.

이와 관련 대검 및 대법원 출입기자단은 전날 대변인실을 통해 이날까지 김 총장과 한동수 감찰부장 등 감찰부 차원의 구두 설명을 요청했다.

그러나 대검 측은 입장을 내놓지 않았고, 출입기자단 측이 알린 시점인 이날 오후 4시30분까지 감찰부에선 별다른 입장을 준비 중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총장은 별다른 설명을 하지 않고 진천 법무연수원 교육 일정에 가려 했다.

이에 대검 출입기자단 10여명은 검찰총장실 앞에서 김 총장을 만나 설명을 요구했고, 교육 일정에 가야 한다고 직원들이 길을 열려 해 충돌이 빚어졌다.

김 총장은 출입기자단에 “이 사안은 감찰이 진행 중인 것이다. 감찰 중인 사안은 착수와 결과만 보고받는다. 물론 중간에 통보하는 경우는 있다”면서 “(휴대전화 압수를) 통보받았다”고 말했다.

출입기자단 측은 이번 논란에 책임이 있는 한동수 감찰부장과 김덕곤 감찰3과장의 구두 설명을 하도록 지시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김 총장은 “감찰부가 이미 입장을 냈다. (감찰부장 등에 설명을) 지시할 사항이 아니다. 감찰부장 본인이 결정해 대변인을 통해 해야 한다”며 거부했다.

김 총장은 자신이 진천 연수원 교육 일정을 소화해야 하며, 설명을 요구하는 출입기자단을 상대로 공무를 방해하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제발 진천에 가 검사장 교육을 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 제가 이런 대접을 받아야 하나. 대한민국은 법치국가다. 이런 식으로 강제력에 의해 겁박을 받는다. 계속 방해할 것이냐”며 수행하는 직원들과 함께 엘리베이터로 향했다.

이 과정에서 김 총장 본인 및 수행 직원들과 출입기자단이 물리적 충돌을 빚기도 했다.

이 밖에 김 총장은 ‘다음에 구두로 직접 설명을 들을 날짜를 정하자’, ‘한동수 감찰부장 등에게 이러한 대치 상황을 전하라’ 등의 요구도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두 차례 충돌을 빚은 김 총장은 출입기자단 측에 “교육 일정에 가야 하니 계속 막을 건지 논의해달라”고 부탁했고, 출입기자단은 자체 논의를 한 끝에 해산하기로 결정했다.

김 총장은 일정을 위해 떠나면서도 “여러분들 때문에 공무가 방해돼 늦었다고 전국의 검사장들에게 설명하겠다”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서울=뉴시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