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화된 거리두기 첫날…자영업자 “그나마 숨통이 트였다”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0월 18일 20시 05분



“코로나19 전에는 24시간 영업하다가 요즘은 오후 10시에 문을 닫게 되니 매출이 20%정도 줄었어요. 그래도 2시간이라도 더 영업할 수 있게 된 게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서울 마포구에서 스터디카페를 운영하는 김소라 씨(34)는 18일 이렇게 말하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김 씨는 “대부분의 학원이 오후 10시까지 수업을 하기 때문에 스터디카페 문을 10시에 닫아버리면 매출에 타격이 생길 수밖에 없다”며 “영업시간이 두 시간 늘면 매출이 10%정도는 올라갈 것 같다”고 했다.

이날부터 정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조정안이 시행되면서 수도권 등 거리두기 4단계 지역에서 오후 10시까지로 운영이 제한됐던 독서실, 스터디카페, 공연장, 영화관 등 다중이용시설의 이용시간이 밤 12시까지로 완화됐다. 인원 제한도 풀렸다. 지난 거리두기 조정안에서는 카페·식당만 인원 제한이 완화됐지만 모든 다중이용시설에서 백신 접종 완료자 4명을 포함해 최대 8명까지 모임이 가능해졌다.

다중이용시설 업주들은 대부분 김 씨처럼 “그나마 숨통이 트였다”며 안도하는 반응을 보였다. 서울 영등포구에서 PC방을 운영하는 A 씨는 “PC방이라 큰 타격이 없을 거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지만 그렇지 않다”며 “최근 유행하는 게임은 혼자가 아닌 여럿이서 팀을 꾸려 하는 게임이 많아 단체손님을 받을 수 없게 되면 매출에 타격이 크지만 이젠 한시름 놓게 됐다”고 말했다.

서울 마포구에서 카페 누아네를 운영하는 박설화 씨(38)는 “8명은 작은 소모임을 하기엔 충분한 인원이라 기대가 된다”며 “손님들이 좀더 방문할 수 있도록 핼러윈 선물을 주거나 일정액 이상 구매하면 작은 선물을 드리는 등의 이벤트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연 업계도 반기는 분위기다. 서울 대학로의 한 공연 관계자는 “운영제한 시간에 공연 후 정리 시간도 포함되어 있어 오후 10시 기준을 맞추려고 공연 시간을 7시 30분까지 앞당겼다”며 “직장인들은 7시 반 공연이면 오기 힘든 경우가 많아 타격이 있었는데 이번 조치로 다시 공연 시간을 오후 8시로 늦출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대학가는 서울대를 기점으로 점차 대면수업을 확대하고 있다. 이날부터 서울대는 기존 대면으로 진행되던 실험·실습 수업 등 일부를 제외한 일반적인 이론 강의도 대면으로 전환했다. 대면 수업이 열린 캠퍼스는 코로나19 이전의 활기를 되찾은 듯 했다. 학내 카페에는 학과 잠바를 입은 학생 10여명이 줄을 서 주문을 해야 할 정도였다.

서울대 경제학과 4학년 이모 씨는 “최근에 캠퍼스가 텅 비어 황망한 느낌이었는데 이제 식당이나 카페도 줄을 서서 사용해야 할 정도”라며 “이제 곧 졸업하는데 마지막 학기에라도 학교가 정상화되는 듯해서 기쁘다”고 했다.

연세대도 거리두기가 3단계 이하로 완화되면 소형 강의 위주로 대면 수업을 재개할 방침이다. 숙명여대와 숭실대는 6일부터 일부 수업들에 한해 대면 수업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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