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강제노역 피해자 유족, 日기업 상대 손배소 또 1심서 패소

뉴스1 입력 2021-09-08 10:51수정 2021-09-08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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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과 한국노종 조합원들이 지난 3월 1일 삼일절을 맞아 서울 용산역 강제징용노동자상 앞에서 합동참배 및 기자회견을 마친 후 일본의 강제동원 사죄·배상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뉴스1 © News1
일제 강제노역 피해자 유족들이 일본제철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1심에서 패소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5단독 박성인 부장판사는 8일 강제노역 피해자 유족 4명이 일본제철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며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앞서 일제 강제노역 피해자 고(故) 정모씨의 유족들은 정씨가 강제노역으로 정신적·육체적 고통을 입었다며 지난 2019년 4월 일본 제철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다만 일본제철 측은 법정에서 당시 제철소에서 일한 사람이 정씨가 아닐 수 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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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부장판사는 지난 8월11일에도 일제 강제노역 피해자의 유족 5명이 미쓰비시 마테리아루(전 미쓰비시광업)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도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는 판결을 내렸다.

당시 박 부장판사는 기각의 이유로 손해배상 청구권이 소멸했다고 설명했다.

민법상 손해배상 청구권은 피해자나 그 법정대리인이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3년, 불법행위를 한 날로부터 10년이 지나면 소멸한다.

강제노역 관련 불법행위는 이미 10년이 지났지만 한일청구권 협정 등으로 인한 권리 행사의 ‘장애사유’가 인정돼 해당 조건이 적용되지 않았다.

장애사유가 해소된 시점부터 3년까지 청구권리가 인정되는데, 박 부장판사는 지난달 판결에서 소멸시효 만료로 권리가 소멸했다고 봤다.

박 부장판사는 대법원이 2012년 5월 24일 강제노역 피해자의 손해배상 청구권을 인정해 장애사유가 사라졌지만 유족들은 3년이 지난 2017년 2월에야 소송을 제기해 소멸시효가 만료됐다고 본 것이다.

박 부장판사가 이날 내린 기각판결도 소멸시효가 지나 청구권이 소멸됐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관측된다.

원고 측의 소송 대리인은 이날 판결 이후 기자들과 만나 “소멸시효 경과로 청구를 기각한 지난달 판결과 같은 취지라고 생각한다”며 “원고와 상의해서 항소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또다른 원고 측 대리인은 “(지난달 판결과 같은 취지라면) 2012년 대법원 파기환송심 판결을 기준으로 해서 소멸시효가 완성됐다는 것인데 당시 최종 확정 판결이 아니었기 때문에 반박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실제 광주법원은 2018년 12월 강제노역 피해자들이 미쓰비시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2018년 10월30일 대법원 전원합의체에서 확정 판결을 내린 시점에서부터 소멸시효가 적용된다”고 판단한 바 있다.

아울러 대리인들은 옛날 기록을 근거로 사실관계를 입증하기가 어렵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이들은 일본 기업이 기록을 가지고 있으나 이를 내놓지 않고 있다고도 강조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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