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서 글씨 새겨진 조선 후기 ‘대형 돌절구’ 발견

  • 뉴시스
  • 입력 2021년 8월 23일 18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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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문경에서 글씨가 새겨진 조선 후기 대형 돌절구가 발견됐다.

23일 시에 따르면 농암면 궁기리 하천정비 중 표면에 ‘康熙六年 丁未二月 金連進 作臼 石手 金各生(강희6년 정미 2월 김연진 작구 석수 김각생)’이라고 새겨진 돌절구가 땅속에서 발견됐다.

청나라 강희제 6년(1667년)인 정미년 2월에 김연진이 석수 김각생을 시켜 절구를 만들었다는 뜻이다.

이 명문으로 볼 때 절구 제작 시기는 조선 후기 현종 8년 음력 2월이다.

크기는 둘레 360㎝, 깊이 52㎝, 내부 폭 66㎝로 상당한 규모이다.

글씨 크기는 가로와 세로 모두 20㎝ 내외이다.

실제 이 돌절구가 처음 발견된 것은 30여년전이다.

당시 마을주민들이 발견해 관에 신고했지만 가치가 없는 것으로 판명받아 그동안 하천 바닥에 방치된 것이다.

그 때는 주변에 돌절구가 흔히 사용되고 있었기에 관심을 받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최근 돌절구 표면에 조선 후기에 새긴 글씨가 있는 것으로 밝혀지면서 학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절구에 글씨가 새겨진 것은 주변에 있었던 사찰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절구가 발견된 장소로부터 약 1.5㎞ 거리에는 통일신라 시대 창건돼 조선 중후기 폐사된 절터가 남아 있다.

정확한 사찰 이름은 알 수 없지만 폐사된 후 지금은 그 곳을 궁기리사라고 부른다.

명문에 새겨진 ‘김연진’이라는 사람이 석수를 시켜 돌절구를 만들어 시주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이 절구는 발견된 장소에서 300여m 떨어진 궁터별무리마을 마당으로 옮겨졌다.

시 관계자는 “지금까지 국내에서 발견된 돌절구 중 글씨가 새겨진 절구는 없었다”며 “제작 시기, 시주자, 제작자 등이 새겨져 제작 경위를 추정할 수 있는 절구의 발견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문경=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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