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시,‘닥종이 인형’ 김영희 시립미술관 만든다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7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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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설전시장에 회화 등 400점 전시
닥종이 종합예술의 본향으로 조성
이달중 설립 타당성 사전평가 신청

충북 제천시가 세계적인 닥종이 작가인 김영희 씨를 주제로 한 시립미술관 건립을 추진 중이다. 제천시 제공
충북 제천시가 세계적인 닥종이 작가인 김영희 씨를 주제로 한 시립미술관 건립을 추진 중이다. 제천시 제공
충북 제천시가 ‘닥종이 인형’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김영희 작가 작품을 주제로 한 시립미술관 건립을 추진 중이다. 김 작가는 유년 시절을 제천에서 보내고, 20대에는 중학교 미술교사를 하는 등 제천과 인연이 깊다.

시는 옛 노인종합복지관 건물을 구조변경해 ‘제천시립미술관’을 건립하기로 하고, 이달 중 문화체육관광부에 공립미술관 설립 타당성 사전평가를 신청할 계획이라고 18일 밝혔다.

● 55억 원 들여 연대별 컬렉션 전시


지상 4층, 연면적 1446m² 규모의 시립미술관 1, 2층에는 김 작가의 작품 상설전시실을 만들고, 나머지 공간에는 작품 수장고와 카페 등을 설치한다는 구상이다. 상설전시실에는 김 작가의 인형 작품과 조각품, 회화 등 400여 점이 전시될 예정이다.

문체부의 사전평가를 통과하면 도비 39억 원을 지원받을 수 있다. 시가 추산하는 시립미술관 건립 예산은 55억 원가량이다. 시는 사전평가를 통과하면 ‘시립미술관 운영 조례’도 만들 계획이다.

김 작가와의 사전 협의도 끝낸 상태이다. 권기천 시 문화복지국장은 “지난달 김 작가와 친분이 있는 김연호 제천문화재단 이사장과 함께 독일에 살고 있는 김 작가를 만났다”라며 “그녀는 ‘뮤지엄은 앞으로 나의 인생’이라는 말로 시립미술관 건립과 운영에 적극 참여하겠다는 열정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김 작가는 작품 외에 작업 도구와 도서 원고 등도 모두 기증하기로 약속했다. 시가 작품 구입비(사례비)로 책정한 10억 원도 과거 작품을 구입해 연대별 컬렉션을 구성하고, 신규 창작물 작품 활동 등을 하는 데 사용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전국 단위의 ‘김영희 닥종이 교실’을 운영하고, 자신이 쓴 책을 판매해 인세를 제천시에 기부하겠다는 게 김 작가의 구상이다.

김 작가를 주제로 한 시립미술관 건립에 나선 것은 사실상 제천이 고향인 세계적인 작가의 명성을 바탕으로 한 도심권 관광상품을 만들어 지역 활성화를 도모하고 그 혜택을 시민들이 누리게 하자는 취지라고 시는 설명했다. 일부 지역 작가들의 개인 명의 미술관 건립 반대 목소리에 대해서는 “시민 설문조사에서 75%가 건립에 찬성했다”며 “미술관 내에 지역 활동 예술인들을 위한 전시공간을 마련하고, 지역 미술의 역사를 경험할 수 있는 아카이브실도 설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상천 제천시장은 “김 작가의 선구적인 창작 종합미술작품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미술관을 건립해 제천을 ‘닥종이 종합예술의 본향’으로 만들고, 그 예술정신과 정서를 국내외에 알려 많은 이들이 제천을 찾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 추상화·설치예술 망라한 종합아티스트


1944년 황해도 해주에서 태어난 김 작가는 두 살 때 제천으로 와 동명초 4학년이던 12세까지 살았다. 홍익대 회화과를 졸업한 뒤 1971∼1977년 다시 제천으로 와 송학중학교 미술교사로 근무했다. 닥종이를 모티브로 한 인형 작품은 그녀를 세계적인 작가로 만들었다. 닥종이 인형은 물론이고 추상화와 퍼포먼스, 설치예술 등을 망라한 종합 아티스트이다. 국내를 비롯해 독일 뮌헨 박물관과 체코 건국 100주년 초대전 등을 통해 작품을 알려왔다. 1992년에 출간한 ‘아이를 잘 만드는 여자’는 200만 부 이상 팔려 베스트셀러로 등극했다. 1981년 독일로 이주해 현재 뮌헨에 살고 있다.

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제천시#닥종이 인형#김영희 작가#제천시립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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