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해고소·가출신고…‘오피스텔 살인’ 막을 기회 여러 번 있었다

뉴스1 입력 2021-06-19 22:32수정 2021-06-19 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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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포 오피스텔에서 친구를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20대 남성 A씨 2021.6.15/뉴스1 © News1
서울 마포구의 한 오피스텔에서 20대 남성 A씨가 고등학교 동창 등의 강압에 의해 감금된 이후 사망한 사건과 관련해, 앞서 최악의 상황을 막을 기회가 있었는데도 경찰이 적극적 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A씨 측이 피의자들을 상해죄로 고소한 사건의 수사는 더뎠고 가출신고 과정에서 피해 정황을 충분히 인지할 수 있었는데도 적극적인 조치를 하지 않았다.

19일 경찰 등에 따르면 A씨 아버지는 지난해 11월8일 대구 달성경찰서에 A씨와 같이 살던 고교 동창 김모씨와 동갑내기 안모씨를 상해죄로 고소했다. 당시 A씨는 전치 6주 진단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달 22일에는 A씨와 아버지가 경찰서에 출석해 피해 진술 조서를 작성했다. 사건은 11월26일 피의자 주소지 관할인 영등포경찰서로 이송됐다. A씨의 아버지는 A씨의 상해 사진을 영등포경찰서 담당자에게 전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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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의자들은 두달여 만인 올해 1월24일 경찰서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경찰은 3개월 뒤인 4월17일에서야 A씨에게 ‘대질조사를 위해 출석하라’고 연락했다.

A씨는 당시 통화에서 서울에 없다는 이유로 출석을 거부했고 지난달 3일 두 번째 통화에서는 고소취하 의사를 밝혔다. 피의자들은 이미 지난 3월31일부터 A씨 측 고소에 앙심을 품고 이미 A씨를 억압하던 상태였다.

영등포경찰서는 이후 보강 수사 없이 지난달 27일 혐의없음(증거불충분)으로 사건을 종결했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공소 유지를 하려면 폭행 일시와 장소를 특정해야 하고 이를 위해 대질조사가 필요한 상황인데 피해자가 고소를 취하해 종결했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A씨가 피의자들에게서 벗어날 수 있는 기회는 또 있었다. 경찰 등에 따르면 달성경찰서는 지난 4월30일 A씨에 대한 가출신고를 접수하고 피의자들에게 연락을 취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A씨 아버지는 경찰에 ‘아들 명의로 휴대폰 3대가 개통됐다’ ‘사채 사용했으니 돈 갚아라’ 등 연락을 받은 사실과 피의자들을 고소한 사실을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피의자들은 A씨와 같이 있지 않다는 등 행방을 모른다는 취지로 경찰에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A씨가 피의자들에게 감금돼 있던 상황이었다.

서울경찰청은 문제가 된 내용 중 A씨 상해 고소 사건 처리가 적정했는지 등을 파악하기 위해 감찰에 착수한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불송치 상해사건 수사감찰 결과를 보고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A씨는 김씨와 안씨에 의해 감금됐다가 지난 13일 나체로 숨진채 발견됐다. 사망 당시 A씨는 34kg에 불과한 저체중 상태였으며 결박된 채 폭행당한 흔적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경찰은 안씨와 김씨를 중감금치사 혐의로 긴급체포한 이후 살인 혐의를 적용해 이들을 구속하고 조사 중이다. 이르면 21일 피의자들을 검찰에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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