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 정원 늘고 정시 확대… 서울대생-직장인도 ‘반수’

최예나 기자 입력 2021-06-15 03:00수정 2021-06-15 0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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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대 37곳 6년제 학부 모집 신설… ‘졸업생 강세’ 수능전형 비중도 늘어
반수학원 접수생 2배가량 증가… 백신 접종 노린 허수 응시생까지
고3 ‘불리’전망… 대학들 “배려할것”
“올해는 전년 이맘때보다 ‘반수반’ 접수생이 2배 넘게 많다.”(A입시학원 관계자)

“서울대 재학생부터 3, 4학년, 심지어 좋은 대학 나와 멀쩡히 회사 다니던 직장인까지 다 뛰어들었다. 현역 고3들에게 굉장히 불리한 입시가 될 것 같다.”(B입시학원 관계자)

최근 이른바 ‘반수 시장’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대학에 다니면서 혹은 직장에 다니면서 짧게 반년만 입시를 준비해 재도전한다고 해서 반수라 불리는 이 시장이 ‘역대급’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붐비고 있다. 올해는 의약계열 정원이 2000명 가까이로 대폭 늘어나는 데다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점수로 신입생을 뽑는 정시 선발 비중도 확대된다. 여기에 수능 응시자에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우선 접종해주기로 하면서 이를 노린 ‘허수 응시생’까지 더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 약대·수능문 활짝…‘반수’ 도전 증가
14일 입시학원에 따르면 21일 개강을 앞둔 ‘반수반’은 예년보다 2배가량 접수생이 늘어난 상태다. 보통 반수반 접수는 대학 1학년생들의 기말고사가 끝난 뒤 개강 직전에 몰린다. 하지만 올해는 일찌감치 접수생이 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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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큰 이유는 2022학년도부터 약대 37곳 전체가 6년제 학부 모집을 신설해 정원이 1700명 넘게 늘었기 때문이다. 약대는 당초 4년 학부제로 운영되다 2009학년도부터 타 전공 학부 2년을 마친 뒤 편입해 4년을 다니는 체제로 바뀌었다. 이 방식이 2022학년도부터 통합 6년제로 바뀌는 것이다. 또 건국대 글로컬캠퍼스가 의학전문대학원을 학부로 전환하는 것을 앞두고 2022학년도부터 신입생을 뽑으며 의대 모집인원도 지난해보다 36명 증가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입시에서 4829명이었던 의약계열 모집정원은 올해 6608명으로 1779명(36.8%)이나 늘게 됐다. 확 넓어진 의약계열 관문에 대학생과 직장인이 대거 몰리는 셈이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의약계열 정원이 늘어났어도 자연계 상위권 고3들은 올해 경쟁이 오히려 심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그뿐만 아니라 올해는 서울 주요 16개 대학의 수능 전형 비중(37.6%)이 전년보다 8.6%포인트 늘면서 반수 등 졸업생의 입시가 더욱 유리해졌다. 교육부가 앞서 이들 대학에 2023학년도까지 수능 선발 비중을 40% 이상으로 늘리라고 주문했기 때문이다. 통상 수능은 고3보다 집중적으로 준비한 졸업생이 강세를 보인다. 실제 6월 수능 모의평가에는 졸업생 지원자가 증가했다.

○ ‘현역 초약세’ 우려…대학 “배려할 것”
코로나19로 지난해부터 학교 생활에 제약이 많았던 올해 고3은 여러 가지로 졸업생에 비해 좋지 않은 여건에서 대입을 치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전문가들은 9월 수능 모의평가 전후로 고3들의 심리 관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정부가 9월 수능 모의평가 지원자를 수능 응시자로 간주해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겠다고 한 만큼 실제 수능 응시 의사가 없어도 백신을 맞기 위해 9월 모의평가에 참여하는 졸업생이 있을 수 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백신 때문에 허수 지원한 경우 실제 응시하지 않으면 점수에는 영향을 주지 않겠지만 졸업생이 많다고 하면 수능과 수시 원서접수를 하는 재학생들이 부담감을 느낄 것”이라고 내다봤다. 교육당국도 백신 접종이 목적인 모의평가나 수능 참여가 있을 수 있다는 걸 알지만 마땅히 이들을 파악하거나 걸러낼 방법은 없는 상태다.

고3들은 학교생활기록부에서도 졸업생에 비해 상대적으로 ‘밋밋하다’는 인상을 줄 수 있는 점도 문제다. 교육부가 2018년 발표한 ‘학생부종합전형 공정성 제고 방안’을 통해 올해 고3부터 대학에 제출하는 수상 경력을 ‘학기당 1개’로 제한해서다. 모두 기록은 돼 있지만 학생과 학부모가 수시 원서접수 전 1학년 1학기부터 3학년 1학기까지 총 5개의 상만 골라 학생부를 대학에 제출해야 한다. 반면 졸업생들은 다수의 수상 경력이 적힌 학생부를 그대로 제출할 수 있다. 서울의 한 대학 관계자는 “정책 변화를 고려해 재학생이 불리한 평가를 받지 않도록 배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의약 정원#정시 확대#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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