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윗선-文정부 핵심 향하는 ‘불법 출금 檢수사’…임기 말 권력형 비리 비화하나

이태훈 기자 입력 2021-05-14 11:41수정 2021-05-14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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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동 중앙지검의 검찰깃발과 태극기. 장승윤기자 tomato99@donga.com
검찰의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금지 사건 수사에 조국 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과 박상기 전 법무부 장관까지 연루되면서 이번 수사가 문재인 정부 핵심으로 확대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최근 기소된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로 이첩된 윤대진 전 법무부 검찰국장(현 사법연수원 부원장) 등 검찰 고위 간부를 넘어 2019년 당시 청와대와 법무부의 윗선으로 수사가 뻗어가면서 임기 말 대형 권력형 비리 의혹 사건으로 비화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검찰이 현재 수사하는 김학의 전 차관 불법 출국금지 사건의 얼개는 크게 2가지다. 하나는 2019년 3월 김학의 전 차관을 불법적으로 긴급 출국금지한 것과 관련된 불법행위를 밝히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이 불법을 규명하려는 안양지청 수사를 중단시킨 ‘수사 무마’ 범죄를 파헤치는 것이다.

조 전 수석과 박 전 장관은 이 사건의 두 번째 얼개, 즉 ‘수사 무마’에 개입한 정황이 최근 기소된 이성윤 지검장의 공소장을 통해 드러난 것이다. 이 지검장은 2019년 6, 7월 안양지청 수사팀이 대검찰청 과거사진상조사단 소속 이규원 검사를 수사하려하자 3차례에 걸쳐 수사를 하지 말라고 방해한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로 12일 기소됐다. 수사 무마에 개입한 이 지검장이 먼저 기소되면서 그 윗선 격인 청와대의 조 전 수석과 법무부의 박 전 장관이 관여된 정황이 함께 공개된 것이다.

2019년 6월 당시는 이른바 ‘조국 사태’가 터지기 전이고 문재인 정부도 전국 단위 선거에서 연전연승하며 강력한 정국 주도권을 쥐고 있던 때였다. 현 정부 초대 민정수석으로 임명된 조 전 수석도 두 달 뒤 자녀 입시 비리 의혹 등으로 법무부 장관에서 조기 낙마하기 전이라 문재인 정부 권력 내 위상이 확고했던 시기로 평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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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의 절대적 신임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조 전 수석의 힘이 영향을 미친 것인지 알 수 없으나 “이규원 검사가 곧 유학 간다고 하는데 수사를 받지 않고 출국할 수 있도록 얘기해 달라”고 법무부 검찰국장에게 한 조 전 수석의 말은 곧 현실이 됐다. 윤 당시 검찰국장은 안양지청장에게 젼화를 해 “출금은 법무부와 대검의 승인이 있던 것이다. 이 검사를 왜 수사하냐. 유학을 곧 가니 출국에 문제가 없도록 해 달라”고 했다.

이 지검장의 공소장이 공개되기 전까지 이번 사건에 연루된 청와대 최고위층은 이광철 당시 민정수석실 선임행정관(현 민정비서관)이었지만 조 전 수석이 관여된 정황이 추가로 드러나면서 수석급으로 수사 대상이 올라갔다. 그것도 단순한 실무 수석이 아니라 문 대통령이 “마음의 빚을 졌다”고 할 정도의 정권 실세급 수석이란 점에서 향후 사건의 파장이 어디까지 미칠지 가늠하기가 어렵다. 법치의 주무장관인 법무장관의 개입 정황이 공개된 것도 재·보선 참패 후 전열을 가다듬고 있는 여권에게는 부담이 아닐 수 없다.
동아일보DB


이번 사건을 거슬러 올라가면 그 정점에는 문 대통령의 엄명이 있다. 문 대통령은 2019년 3월 18일 김학의·장자연·버닝썬 사건과 관련해 “검찰과 경찰 조직의 명운을 걸고 책임져야 할 일”이라고 지시했다. 그 직후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는 활동 기간을 2개월 연장했다. 그리고 나흘 뒤인 3월 22일 늦은 밤부터 다음날 새벽까지 김학의 전 차관에 대한 문제의 긴급 불법 출국금지가 인천국제공항과 법무부 출입국관리국 등에서 일어났다.

이태훈 기자 jeff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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