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수능 ‘이과생’이 유리?…대학은 이공계 ‘미달’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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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5월 9일 08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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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4일 경기 소재 한 고등학교에서 3학년 학생들이 2021년 4월 전국연합학력평가 답안지를 작성하고 있다. 뉴스1 © News1
지난달 14일 경기 소재 한 고등학교에서 3학년 학생들이 2021년 4월 전국연합학력평가 답안지를 작성하고 있다. 뉴스1 © News1
문·이과 통합형으로 올해 치러지는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대학들이 이과 학과 신입생 모집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온다. 이과생들이 문과 학과로 교차지원할 가능성이 생긴 탓이다.

9일 종로학원하늘교육에 따르면, 이번 수능에서 이과생이 상위권 대학 진학을 위해 교차지원에 나서면 이과 학과 지원자가 감소할 수 있다. 이과 모집비율보다 이과생 비율 자체도 작은데 이과 지원자원이 더 줄어드는 것이다.

종로학원 분석 결과 2022학년도 대입에서 4년제 대학 이과 학과 선발인원(정원 내)은 총 15만7174명이다. 4년제 대학 전체 모집정원(31만8936명)의 49.3%다. 전년도(15만5626명)보다 0.5% 늘었다.

하지만 지난해 수능에서 이과생이 주로 선택하는 수학가형 응시생 비율은 34.3%(13만9429명)였다. 수학나형을 고르는 이과생과 수능 미응시자를 고려하면 실제 이과생 비율은 더 높을 수는 있다.

문·이과별 선택경향이 보다 뚜렷한 탐구영역을 봐도 지난해 과학탐구 응시생은 46.3%로 이과생 비율이 문과생보다 작았다. 지난 3·4월 전국연합학력평가에서도 과탐은 각각 43.8%와 44.8%로 이과생 비율이 낮았다.

4년제 전체 모집정원에서 이과생 모집비율이 2022학년도 기준 49.3%로, 지난해 과탐과 수학가형 응시생 비율 각각 46.3%와 34.3%보다 높은 셈이다. 이과 학과에서 미충원이 늘 수 있다는 추정이 나오는 배경이다.

올해 대입에서는 이과생이 상위권 인문계 학과로 지원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적지 않다. 문·이과 통합형으로 치러져 이과생이 수학영역에서 문과생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점수와 등급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에서다.

수능 위주로 선발하는 정시에서 이과생이 상향지원하는 대신 문과에 지원하면 문과생보다 유리해질 수 있다는 예측도 있다. 이과생 입장에서는 문과 학과로 진학한 뒤 이과 학과를 복수전공 하는 것을 고려해볼 수 있다.

조만기 경기 판곡고 교사는 “이과생이 공대에 가서 경영·경제학을 복수전공을 할 수 있는 것처럼 경영학이나 경제학으로 학교를 상향지원해서 이공계 학과 복수전공을 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반대로 문과에서 이과 학과로 지원하는 것은 진입장벽이 높다. 대학별로 이과 학과에서 미적분이나 기하를 수학 필수선택과목으로 지정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문과생으로서는 같은 문과생에 이과생과도 경쟁해야 하는 처지다.

약대 선발과 함께 의약학계열과 한전공대, 주요 10개 대학 내 첨단학과를 합한 모집인원(정원 내)은 올해 7226명으로 지난해 1908명보다 늘었다. 이과생의 상향지원 경향이 더 뚜렷해질 수 있는 셈이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주요 대학 일반학과를 목표로 삼은 학생들이 의약학계열에 도전하는 사례가 늘 것”이라며 “서울권 대학을 목표로 하는 경우 주요 대학 이과 학과로 상향지원이 나타날 수 있다”고 봤다.

이어 “이과생 사이에 연쇄적 이동이 발생하면 모집정원 대비 이과 학생 부족이 심각한 지역 대학은 이공계 신입생 모집에 어려움을 더 많이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한편에서는 수시에서부터 이과생의 문과 지원이 늘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조만기 교사는 “수시에서부터 이과생이 문과로 지원해서 합격하면 안 그래도 이과 지원자원이 없는데 더 없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과생이 문과 지원으로 상향지원하는 현상이 실제로 나타날지를 두고는 이견도 나온다. 서울 한 고교 교사는 “선택과목에 따른 유불리 문제가 조정될 경우 문과가 절대적으로 불리하다고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종점수 산정에 공통과목 영향이 큰 만큼 문과생은 공통과목에 최선을 다하고 결과를 기다릴 필요가 있다”면서 “과도하게 불안감을 느끼기보다는 공통과목에 집중해서 점수를 최대한 올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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