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대 아가씨들 미용했다” 도 넘은 리얼돌 업소 홍보 ‘뭇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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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4월 22일 12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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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서울 시내 한 리얼돌(사람의 신체를 본뜬 성인용품) 체험방이 인근 여자대학교 이름을 내걸며 홍보글을 올려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지난달 12일 한 온라인 카페에는 “XX여대 아가씨들 미용실 다녀왔습니다”라는 제목의 글과 함께 긴 머리 가발을 쓴 리얼돌의 사진이 올라왔다.

서울 성북구에 있는 한 리얼돌 체험방이 리얼돌을 인근 여대 학생들에 비유하면서 새 가발을 쓴 모습을 ‘미용실에 다녀왔다’고 표현한 것이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해당 여대 학생들은 지난 20일 “우리는 인형도, 성기구도 아니다”라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반발했다.

학생들은 “해당 지점에서는 리얼돌을 ‘XX여대 아가씨’로 칭하며 남성들의 ‘여대생 판타지’를 영업전략 수단으로 삼았다”고 지적하며 “관할 기관에 민원을 접수했지만 마땅한 법적 제재 수단이 없없다”고 밝혔다.

이어 “‘XX여대 아가씨’는 또 다른 OO대 아가씨, 혹은 특정 직종·지역·인종 등을 특징으로 하는 OO녀, 심지어는 유명인이나 지인 등 실존 인물을 본뜬 강간 인형의 출현을 예고한 것과 다름없다”며 “존재만으로도 이미 폭력적인 강간 인형이 결국 여성 개개인의 권익마저 위협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각 지방자치단체장은 지역별 강간 인형 관련 업소의 영업을 제한하라”며 지자체의 책임도 요구했다. 성명에는 14개 대학의 80여개 단체가 함께 참여했다.

해당 여대 측도 업체 측에 “학교 이름을 홍보에 사용하면 법적 조치를 할 것”이라고 항의했다.

비난이 거세지자 리얼돌 업체는 그동안 유튜브에 올렸던 홍보 영상을 모두 삭제하고 지점명도 ‘XX여대점’에서 ‘성북지점’으로 변경했다.

한편, 리얼돌 체험방은 성인용품점으로 등록돼있어 ’교육환경 보호구역‘으로 지정된 학교 반경 200m 내에서는 영업할 수 없다. 최근 경기 용인의 한 리얼돌 체험방은 학교 인근 200m 내에 체험방을 열었다가 사흘 만에 영업을 중단했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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