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주 치료비만 400만원”…백신 접종 뒤 사지마비 간호조무사 남편의 눈물

이지운 기자 입력 2021-04-20 19:33수정 2021-04-20 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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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 부주의로 코로나19 걸린 사람 치료비도 국가가 책임져 주는데…. 아내 치료비를 앞으로 어떻게 감당해야 할지,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사지 마비 증세가 나타난 A 씨의 남편 이모 씨는 20일 동아일보와 통화에서 연신 한숨을 내쉬었다. 경기도의 한 병원에서 간호조무사로 근무하는 A 씨(45·여)는 지난달 12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았다. 접종 직후부터 두통 증세를 보이던 A 씨는 지난달 31일 결국 마비 증상을 보여 병원에 입원했다. 지금은 다소 회복됐지만 스스로 걷기 어려워 재활 치료를 받는 중이다.

A 씨는 ‘급성 파종성 뇌척수염’ 추정 진단을 받았다. 국내에서 월평균 100만 명당 0.3명꼴로 발생하는 희귀 질환이다. 이 병은 항체가 자신의 신경세포 단백질을 바이러스로 오인해 파괴하면서 생긴다. 두통, 발열 등의 증상이 먼저 나타나고, 이후 의식장애, 마비 등이 발생할 수 있다.

A 씨가 입원한 병원에서는 “6개월에서 1년 정도 치료와 재활을 받아야 하고 앞으로 장애가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입원 첫 주에만 치료비와 간병비 등으로 약 400만 원의 비용이 나왔다. 하지만 이 씨에 따르면 방역당국은 입원 다음 날 ‘환자 상태가 어떻냐’고 한 차례 전화로 물어봤을 뿐, 보상 절차를 설명하지 않았다. 이후 질병청과 보건소를 직접 찾아가서야 “자비로 치료를 마친 뒤 (백신 접종과 질환의) 인과성 심사를 청구하라”는 안내만 받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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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이 씨는 초기 치료비 일부를 분납한 뒤 인과성 심사를 신청했다. 이 심사에는 최대 120일이 걸린다. 만약 인과성이 인정되더라도 하루 10만 원 정도 드는 간병비의 절반인 5만 원인 인정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씨는 아내의 병을 산업재해로 인정받을 수 있을지 근로복지공단에도 문의했다. 하지만 공단에서도 ‘질병청에서 인과성을 인정해주지 않으면 산재 처리를 해줄 수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 이 씨는 “공단 사무실에 ‘코로나19 확진자는 산재 처리가 된다’는 포스터가 붙어 있었다”며 “코로나19 백신 부작용을 겪을 바에야 차라리 코로나19에 걸리는 게 나을 뻔했다”고 토로했다.

A 씨는 1월 지금 일하는 직장에 입사할 때 진행했던 건강검진에서 특별한 기저질환이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씨는 “아내의 치료를 담당한 의사 역시 백신 접종 후유증이 의심된다고 말했다”고 했다. 방역당국은 19일 A 씨의 증세에 대해 “유사한 사례 보고가 외국에서도 있었지만, 아직까지 인과성이 인정된 사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질병관리청 측은 “이상반응 환자에 대한 1차 대응은 각 지자체가 담당한다”며 “당시 현장에서 내린 조치 내용은 질병청에서 알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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