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들, 법무부 연일 비판…“검찰국장 멍때리다 설레발”

  • 뉴시스
  • 입력 2020년 11월 27일 14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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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검사, '판사 불법사찰 의혹' 반박
"규정 따라 위법 신고했어야" 비판도
일선에선 "검찰, 하수인 만든다" 반발
추미애 "인식의 간극에 당혹감 느껴"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내린 징계청구 및 직무집행 정지 명령의 여진이 이어지고 있다. 검찰 내부에서는 전날까지 수십개의 집단성명이 발표된 데 이어 이날 역시 반박글이 연이어 나오고 있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차호동(41·사법연수원 38기) 대구지검 검사는 이날 검찰 내부망에 윤 총장이 주요 사건 재판부 판사들을 ‘불법사찰’했다는 의혹과 관련 ‘법무부도 판사들의 정보를 수집했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그는 2013년 한 언론 보도를 인용하며 법무부도 투자자·국가 분쟁 해결(ISDS) 분야에서 활동하는 중재인의 성향에 대해 조사해 용역 보고서를 작성했다고 지적했다. 이 보고서에는 중재인으로 활동한 72명의 국적, 법문화적 배경과 성향 등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차 검사는 추 장관이 문제 삼은 ‘판사 정보수집’ 행위를 과거 법무부에서 했을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 널리 허용되고 있다는 점도 함께 지적했다.

차 검사는 “국내에서의 간단한 구글링만으로도 개개 판사에 대한 정보를 바로 정보를 바로 얻을 수가 있으며 그 내용 역시 매우 적나라한 것을 알 수 있다”고 했다.

차 검사의 글을 비롯해 검찰 내부에서는 추 장관의 조치에 대한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이복현(48·32기) 대전지검 부장검사는 전날에 이어 이날 오전에도 ‘이프로스’에 글을 올려 “판사 불법사찰 문건을 전달받고 ‘크게 화’가 났으면, 규정에 따라서 그 엄중한 위법을 어디에 신고를 하거나 해야지 8개월간 멍 때리다가 지금 와서 설레발 치느냐”고 거센 비판을 쏟아냈다.

전날 이 부장검사는 “검찰국장이라는 자가 자신이 대검 반부패부장으로 근무할 때 지득한 정보를 유용해 별건으로 휘감아 소위 ‘판사 사찰’ 이슈를 만들어서 뻥 터뜨리고 총장을 직무정지 시켰다”고 비판한 바 있다.

이밖에 일선 청 검사들은 “장관은 결코 진정한 법치와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지켜주실 의향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장관이 꿈꾸는 검찰개혁의 실상은 검찰을 ‘정권의 하수인’으로 만들어 검찰을 장악하려는 ‘검찰개악’이었다” 등 목소리를 쏟아냈다.

앞서 추 장관은 지난 24일 윤 총장에 대한 징계청구 및 직무정지 명령을 결정했다.

그러자 고검장들은 추 장관의 조치를 재고해달라는 집단 성명을 발표했고, 그 아래 검사장과 중간간부, 평검사의 단체 성명도 이어졌다. 지금까지 전국 일선 청에서 수십개의 성명서가 발표된 것으로 확인됐다. 각급 검찰청의 사무국장과 대검 일반직 간부들도 성명에 동참했다.

이에 추 장관은 “검찰조직이 받았을 충격과 당혹스러움을 충분히 이해한다”면서도 “인식의 간극에 당혹감을 넘어 또 다른 충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흔들림 없이 국민들을 위해 봉사하는 마음으로 각자 직무에 전념해 주시기를 당부드린다”고 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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