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필 임용시험 하루 앞…노량진 ‘오프라인 총정리’에 당했나

  • 뉴스1
  • 입력 2020년 11월 20일 17시 59분


서울 동작구 노량진에 있는 대형 임용고시 학원에서 직원과 수강생 등 최소 32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20일 오후 서울 동작구보건소 내 선별진료소에서 학생들이 코로나19 검사를 기다리고 있다. 2020.11.20/뉴스1 © News1
서울 동작구 노량진에 있는 대형 임용고시 학원에서 직원과 수강생 등 최소 32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20일 오후 서울 동작구보건소 내 선별진료소에서 학생들이 코로나19 검사를 기다리고 있다. 2020.11.20/뉴스1 © News1
중등교사 임용시험(이하 임용시험)을 하루 앞두고 서울 노량진 고시학원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쏟아져 비상이 걸렸다.

당장 오는 21일 임용시험 1차 필기시험이 전국적으로 치러지는 데다, 확진 판정을 받은 수험생 시험에 응시하지 못해 검사를 피하는 모습까지 나타나고 있다. 자칫 전국적인 확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20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이하 방대본)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기준 노량진 임용시험 학원 관련 확진자는 총 32명이다.

지역별로는 서울 13명, 경기 7명, 전북 6명, 인천 3명, 광주·충남·충북 각각 1명이다. 방대본은 “코로나19 노출자를 검사하고 있다”며 “확진자 규모는 바뀔 수 있다”고 밝혔다.

방역당국은 노량진 고시학원 집단감염을 인천 남동구 가족과 지인 관련 집단감염의 하위 집단감염으로 분류했다. 지표환자(첫 확진자)를 통해 가족이 감염됐고, 지표환자와 가족이 다녀간 음식점을 통해 지역사회에 바이러스가 퍼졌다.

해당 음식점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된 확진자 자녀가 노량진 고시학원 수강생이었다. 이런 감염경로를 통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학원가로 전파됐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번 감염이 크게 우려되는 이유는 집단감염 규모가 크고, 전국적인 확산으로 이어질 위험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당장 오는 21일 전국 단위로 임용시험이 치러지는데, 노량진 학원가에서 공부한 수험생들이 대거 응시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밀접 접촉자만 214명에 달하는데, 가려진 숫자가 많다는 분석이 많다. 확진 판정을 받은 수험생은 시험에 응시할 수 없게 된다. 수년간 준비해온 시험에 응시하지 못한다는 압박감에 접촉자들이 대거 검사를 꺼린다는 얘기가 나온다.

교육당국에 따르면 확진자 접촉자로 자가격리 대상자로 분류되더라도 시험을 치를 수 있다. 하지만 ‘입원치료통지서를 받아 현재 격리 중인 사람’은 임용시험에 응할 수 없다.

양성 판정으로 짧게는 1년, 길게는 수년간 시험 준비가 물거품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잠재적 확진자가 시험에 응시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시험장에서 마스크를 착용하더라도 추가 전파를 온전히 막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임용시험 수험생들도 시험을 강행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21일 시험을 치를 예정인 A씨(31)는 “시험을 1년간 기다렸고, 숙소까지 다 잡아놨는데, 나라도 검사를 받기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방역 전문가들은 임용시험 이후를 더 걱정하고 있다. 현행 임용시험은 응시자가 원하는 지역을 선택하고, 해당 지역으로 이동해 시험을 치르는 형태다.

비수도권 거주자가 수도권 지역에서 시험을 치를 수도, 반대로 수도권에서 비수도권으로 이동해 시험을 치를 수 있다.

최악의 경우 코로나19 확진자가 무증상 상태로 전국을 이동하면서 바이러스를 퍼트릴 수 있다. 이런 상황 때문에 지난 5월 서울 이태원 클럽, 8월 서울 광화문 도심 집회 때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큰 확산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교육부와 서울시교육청은 오는 21일 임용시험을 예정대로 치를 계획이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자가격리자 규모가 예상보다 몇 배는 늘어날 것 같다”며 “별도 시험 공간을 추가로 준비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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