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K-방역’ 가장 문제는 ‘방역 피로감과 불감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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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11월 20일 09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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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겸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이 19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 News1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겸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이 19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 News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 지난 5월, 8~9월에 이어 이른바 3차 대유행이 현실화되고 있다.

국민의 피로감을 의식한 듯 방역당국은 아직 3차 대유행이란 언급에 신중한 모습이다.

하지만 지금이 아니고는 서민 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거리두기 2단계 혹은 2.5단계 격상도 시간 문제란 우려가 나온다.

이런 가운데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례적으로 국민의 ‘불감증’을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20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전날(19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확진자는 343명으로 국내 지역 발생이 293명, 해외유입이 50명을 기록했다.

일일 신규 확진자는 지난 18일 81일 만에 300명선을 넘은 뒤 이틀째 300명대를 웃돌았다.

수도권과 광주, 강원 일부 지역 등은 전날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1단계에서 1.5단계로 올렸지만, 상황이 심상치 않다.

수도권은 전날 177명의 신규확진자가 발생해 2단계 격상 기준인 ‘1.5단계 기준의 2배 이상 지속’에 빠르게 근접하고 있다.

특정 지역, 집단을 중심으로 확진자가 속출하던 지난 1~2차 유행과 달리 일상 감염 양상에 접어 들었다. 설상가상 가을-겨울철을 맞이해 해외 유입 확진자 수도 안심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

이에 유령도시를 방불케 했던 지난 8월 말~9월 초의 악몽이 전국에서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방역당국의 고민과 한숨도 점점 커지고 있다. 지난 유행과 비교했을 때 최근 확산 상황이 전국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발생하고 있어서다.

현재 신규확진자 유형별로는 가족·지인모임이 9개로 가장 많았으며 Δ의료기관·요양시설 5개 Δ다중이용시설 4개 Δ사업장 3개 Δ교육·보습시설 2개 Δ군부대 1개 등을 보였다. 지역 역시 수도권뿐 아니라 강원·광주광역시·경북·전남·충남 등 사실상 전국적으로 발생했다.

음식점, 카페 등 일상생활에서의 감염 확산이 이뤄지고 있으며, 최근 시즌을 마무리하거나 마무리 중인 프로축구, 프로야구 등 스포츠 경기의 관중들에게서도 경각심을 잃어버린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었다.

실제 유명순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교수 연구팀의 ‘전국 코로나19 인식조사’에서 응답에 참여한 사람들의 46%가 “감염 여부는 어느정도 운에 달렸다”고 대답했다.

또 방역당국의 경고가 원론적이라는 응답도 절반을 차지했다. 설문 중 ‘방역당국과 전문가의 경고가 원론적’이라는 항목에 그렇다고 답한 사람은 49.6%로 지난 4월 연구팀의 조사 때 그렇다고 답한 40.5% 보다 증가했다.

이에 박능후 1치관은 이례적으로 국민 경각심에 대한 우려와 함께 당부의 목소리를 냈다.

그는 전날 중대본 회의에서 “최근 들어 식당과 주점 등에서 코로나19 이전 상황으로 돌아간 것 같은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며 “방역 피로감과 불감증이 그동안 우리의 희생과 노력으로 만든 방역 성과를 한순간에 물거품으로 만들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은 코로나19가 일상 깊숙이 파고들어 그 어디에도 안전지대는 없다”며 “긴장의 끈을 다시 조이고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키는 것만이 나와 우리 가족, 우리 사회를 지킬 수 있다”고 호소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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