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공대 “수능-내신 배제는 아냐, 관행 깨겠다”…선발방식 논란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0월 28일 13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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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공대 설립단 관계자 “공정한 선발기준 마련”

2022년 개교 예정인 한국에너지공과대학(한전공대)가 때 아닌 입시 공정성 논란에 휩싸였다. 발단은 지난 26일 윤의준 한전공대설립추진위원장이 지역기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신입생 선발에서 수능점수를 참조하지만 수능은 학생 선발에 큰 변별력이 없기에 기존의 관행을 깨는 입시방안을 도입해 학생의 잠재력과 창의력 등을 종합적으로 살피겠다. 하지만 소위 아빠·엄마 찬스가 통하지 않은 공정한 선발 기준을 마련하겠다”는 발언 때문이다.

윤 위원장의 발언은 김병욱 국민의힘 의원이 때 마침 국회에서 열리고 있었던 교육부 국정감사에서 “한전공대는 다른 대학보다 입학과 동시에 한전에 취업할 가능성이 높다. 입시 공정성이 중요하므로 ‘부모 찬스’가 없도록 해야한다”며 “한전공대가 임의적인 기준으로 학생을 선발하겠다는 위험한 발상을 하고 있으니 교육부가 대책을 마련하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한전공대 설립단 관계자는 윤 위원장의 발언 가운데 일부만 전달 돼 학생 선발에 들어가 있는 한전공대의 뜻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윤 위원장은 간담회에서 “학생 선발에 공정성을 최우선으로 한다는 전제하에 학생들의 잠재력과 창의력을 살피겠다고” 했는데 수능의 문제점만 지적한 것이 부각 돼 결정하지도 않은 ‘수능과 내신 배제를 통한 선발’로 잘못 알려졌다는 것이다.

한전공대 설립단 관계자는 “한전공대 설립 취지에는 과도한 진학교육 위주인 한국교육을 바로 잡는 역할을 하는 것도 들어있다”며 “에너지 연구중심대학을 지향하는 한전공대가 학생 선발방법에 있어서도 자극을 주면 한국교육 변화의 물꼬를 틀 수 있다는 바람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한전공대 입학=한전 입사’라는 인식도 한전공대의 교육 취지를 잘못 이해한 것”이라고도 했다. 한전공대는 에너지 소재 시장을 공략해 국가성장동력의 밑거름이 되겠다는 목표를 갖고 출범하는 만큼 교육과정이 한전 입사 보다는 에너지 소재 과학자 육성에 맞춰져 있다는 것이다.

유석용 서울진학지도협의회 회장(서라벌고 교사)은 한전공대 선발 논란에 대해 “세계적인 혁신대학들인 미네르바스쿨, 에콜42, 올린공대 등은 학업능력과 함께 창의력과 문제해결능력을 중점적으로 검증해 뽑고 있지만 한국대학의 선발 방법은 점수 위주여서 오히려 진학위주의 경쟁교육을 부추기고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종승 기자 urises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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