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총선 후 사퇴론 나올때, 文대통령이 소임 다하라는 뜻 전해와”

장관석 기자 , 황형준 기자 입력 2020-10-22 21:10수정 2020-10-22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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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검찰총장(60)이 4·15 국회의원 총선거 이후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2년 임기를 지키라는 메시지를 전달받았다고 22일 밝혔다. 윤 총장 임기는 내년 7월 24일까지다.

측근들의 좌천 인사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잇따른 수사지휘권 발동으로 직간접적인 여권의 사퇴 압박이 쏟아지는 가운데 윤 총장의 임기 보장과 관련한 문 대통령의 의중이 드러난 것은 사실상 처음이다.

윤 총장은 이날 오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임명권자인 대통령께서 임기 동안 소임을 다하라고 했고, 여러 복잡한 일들이 벌어진 총선 이후 더불어민주당에서 사퇴하라는 이야기 나왔을 때도 (대통령이) 적절한 메신저를 통해서 흔들리지 말고 임기를 지키면서 소임을 다하라는 뜻을 전했다”고 했다. 이어 “제가 임기 동안 할 일을 충실히 하는 것이 임명권자뿐 아니라 국민에 대한 책무라고 생각하고 흔들림 없이 소임을 다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라임 사태 가지고 수사지휘권을 뺐고 (윤 총장의) 가족 사건을 (수사지휘권 내용에 포함해) 가지고 윤 총장을 찍어내려는 치졸한 방식으로 윤 총장의 사퇴를 국민들이 걱정 한다”는 질의에 대한 답변이었다.

이는 “거취 문제는 임명권자께서 말씀이 없기 때문에”라던 국감 당일 오전 발언보다 한층 진전된 발언이어서 주목을 받았다. 윤 총장은 오전까지만 해도 “임기는 국민들과 한 약속이니까 어떤 압력이 있더라도 제가 할 소임은 할 생각”이라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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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총장의 임기와 관련해 적절한 메신저를 통해 전달받은 사실이 알려진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하지만 윤 총장은 문 대통령과 총장 사이를 연결한 메신저가 누군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그간 윤 총장은 지난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가족 수사,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등 이른바 ‘살아있는 권력’ 수사 국면을 거치면서 여권과 격렬히 대립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취임 직후 단행한 ‘1·8 대학살’ 인사로 이른바 대검 핵심 참모들을 대거 지방으로 좌천 시켰다. 윤 총장은 4월 총선 이후 선거개입 의혹에 대한 청와대의 직간접적 관여 여부를 강도 높게 수사하려던 계획을 갖고 있어 검찰과 여권의 대립과 불화가 기정사실화 된 상태였다. 하지만 4·15 총선이 집권 여당의 압도적 승리로 결론나면서 검찰은 수사 동력을 사실상 상실됐다. 이후 여권의 본격적인 사퇴 압박이 시작됐다. 신라젠 취재 의혹 사건, 라임 사건, 총장 가족 사건을 두고 연달아 수사 지휘권이 발동됐고, 이는 사실상 윤 총장을 향한 용퇴 권고로 받아들여졌다. “손발이 잘린 총장이 무얼 하겠느냐”는 지적이 나왔다.

청와대는 공식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청와대 관계자는 윤 총장에 발언에 대해 “사실인지 여부는 모른다”며 “우리는 입장을 낼 것이 없다”고 말했다. 청와대 안팎에선 윤 총장이 ‘적절한 메신저’를 통해 대통령의 의중을 전달받았다고 밝힌만큼 여권 핵심 관계자를 통해 간접적으로 거취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받았을 가능성이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퇴 이후인 올해 1월 신년기자회견에서도 “검찰의 조직문화라든지 수사관행 이런 부분을 고쳐나가는 일에까지 윤 총장이 앞장서 준다면 국민으로부터 훨씬 더 많은 신뢰를 받게 되리라고 그렇게 믿는다”고 신임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청와대 내에선 윤 총장이 대통령의 고유 권한인 인사권에 대한 전언을 국감장에서 공개한 것에 대해 불쾌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한 청와대 관계자는 “굉장히 부적절하고 불쾌한 발언”이라며 “본인의 권위를 높이기 위해 활용한 것 아닌가”라고 발끈했다.

장관석 기자 jks@donga.com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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