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난민심사 면접 조서 허위 작성 사태는 법무부 책임”

박상준 기자 입력 2020-10-15 22:51수정 2020-10-15 23:01
공유하기뉴스듣기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본보는 2019년 8월 난민 면접조서 허위 작성 사건 발생 전 법무부가 신속심사를 지시한 문건을 입수해 보도했다. 문건에 따르면 법무부는 2015년 9월 면접을 간단하게 하고, 사실조사를 생략할 것을 지시했다. 박상준 기자 speakup@donga.com
“법무부의 신속심사 남용으로 피해자들의 행복추구권과 적법절차를 받을 권리가 침해됐다”

법무부 난민심사 과정에서 면접조서가 허위 작성된 사건을 조사한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최영애)가 15일 이 사건 결정문에서 법무부의 책임을 강조하며 이같이 밝혔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법무부 직원 3명은 2015~2017년 난민 심사 과정에서 면접조서에 허위 사실을 기재했다. 난민신청자들이 면접 과정에서 “본국에서의 박해를 피해 왔다”고 진술하면 이를 “돈을 벌기 위해 한국에 왔다”고 적는 등 임의로 신청자의 진술과 다르게 기록을 남겼다. 허위 기재로 난민 자격을 얻지 못한 피해자는 최소 57명에 달한다.

본보는 지난해 6월 이 같은 실태를 단독 보도한 뒤 후속 보도를 통해 법무부가 2015년 ‘신속 심사’를 확대해 난민 면접심사가 졸속으로 이뤄졌다고 지적했다. 법무부가 2014년 11월 신설한 신속 심사는 일반 심사에 비해 면접 시간이 크게 줄고 사실조사도 생략한다. 또 건당 7일 이내 종결이 원칙이다. 이 때문에 심속심사 대상자로 선정되면 난민으로 인정받을 가능성이 극히 낮아져 난민 신청자들의 소명 기회를 제약하는 제도라는 비판이 많았다.

주요기사
인권위는 신속심사 제도가 난민 심사 담당 직원들의 조서 허위 작성 사건이 발생한 주요 원인 중 하나라고 판단했다. 인권위는 “법무부가 신속심사 과정에서 난민 인정을 못 받은 피해자들의 신청이 남용적 신청이라는 전제하에 사실조사를 생략했고 면접도 1시간 내에 부실하게 진행했다”고 밝혔다.

인권위 조사에 따르면 난민 신청의 80% 이상이 집중된 서울사무소에서 조서 조작 사건이 발생한 2016년 전체 신청의 68.6%를 신속심사로 처리했다. 특히 이집트 국적 난민 신청자의 경우 838건 중 791건(94.4%)을 신속심사로 처리했다.

인권위는 법무부가 일선 직원들에게 목표 처리 건수를 할당해주고 이를 지키지 않으면 경위서를 써야 한다고 압박한 사실도 확인했다. 법무부는 신속심사를 맡은 직원은 월 20건을 처리하는 일반심사의 두 배인 월 40건을 처리하게 했다.

인권위는 법무부에 △법 개정을 통해 면접 녹음·녹화를 의무화해 신청자에게 자료를 제공하고 △난민 담당 공무원 공정성 강화 △실질적 관리감독 방안 마련 등을 권고했다.

◆참고 기사

▲2019년 6월 18일 A1면 [단독]면접조서 조작해 떨어뜨린 ‘난민 심사’
https://www.donga.com/news/Society/article/all/20190618/96038936/1

▲2019년 6월 18일 A12면 [단독]난민신청 이유 설명 막고… 하지도 않은 문답 적은 뒤 서명 요구
https://www.donga.com/news/Society/article/all/20190618/96039136/1

▲2019년 8월 7일 A12면 [단독]“공익법무관이 난민 면접” 위법 앞장선 법무부…사실조사도 생략
https://www.donga.com/news/Society/article/all/20190807/96860109/1


박상준 기자 speakup@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0 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댓글쓰기 Copyright ⓒ 동아일보 & 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기사 의견 0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