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구하라 폭행·협박’ 前남친, 징역1년 확정…불법촬영 무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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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10월 15일 11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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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고(故) 구하라 씨를 폭행하고 협박한 혐의로 기소된 전 남자친구 최모 씨(29)가 징역 1년형을 확정 받았다.

대법원 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15일 성폭력처벌법상 카메라 등 이용 촬영·상해·협박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최 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재물손괴·상해·협박·강요 등 대부분 혐의를 인정했다. 다만, 카메라 불법촬영 혐의는 1·2심과 마찬가지로 무죄로 봤다.

최 씨는 2018년 8월 구 씨의 동의 없이 등·다리 부분을 촬영하고, 같은 해 9월 구 씨와 다투는 과정에서 팔과 다리 등에 타박상을 가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 재판부는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다만, 성폭력 범죄에 대해서는 무죄로 판단했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연인이었던 피해자와 헤어지는 과정에서 피해자를 폭행해 상해를 입히고, 언론에 동영상을 제보해 연예인 생명을 끊겠다고 협박하는 등 비난 가능성이 높은 범죄를 저질렀다”면서 “여성 연예인인 피해자가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받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불법 촬영 혐의와 관련해선 “구 씨로부터 명시적 동의는 받지 않았지만, 구 씨의 의사에 반한 걸로는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하고 “도망의 염려가 있다”며 최 씨를 법정구속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성관계는 사생활 중 가장 내밀한 영역으로, 이를 촬영한 영상을 유포한다고 협박하는 것은 피해자에게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주거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구 씨는 일련의 과정 자체가 알려지는 것만으로 심각한 정신적 고통을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며 “최 씨는 구 씨로부터 용서를 받지 못 했고, 구 씨 가족들이 엄벌을 탄원해 1심 형이 너무 가벼워 보인다”고 했다.

다만, 구 씨가 사진 촬영음을 듣고도 제지하지 않은 점, 구 씨가 사진을 확인했음에도 삭제 요청을 하지 않은 점 등을 근거로 최 씨의 불법 촬영 혐의는 1심과 같이 무죄로 판단했다.

구 씨의 친오빠인 구호인 씨는 “이번 항소심 판결을 통해 저희 가족들의 억울함이 조금이나마 해소될 수 있겠단 점에서 작은 위안을 삼는다”며 “현재로서는 동생이 많이 보고 싶고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다”고 울먹였다.

그러면서 “불법 촬영 혐의에 대해 무죄가 선고된 점, 징역 1년이 선고된 점은 참으로 원통하고 억울한 부분”이라며 “데이트 폭력, 불법 촬영의 피해자는 보복 등 추가 피해에 놓일 수 있지만 법은 피의자에게 관대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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