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주상복합 건물서 대형 화재 발생…주민 수백명 한밤중 대피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0월 9일 01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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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오후 11시 7분쯤 울산 남구 주상복합 아파트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해 큰 불길이 치솟고 있다. 이 화재로 주민 수백명이 대피했다.(트위터 캡쳐)2020.10.9/뉴스1
8일 오후 11시 7분쯤 울산 남구 주상복합 아파트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해 큰 불길이 치솟고 있다. 이 화재로 주민 수백명이 대피했다.(트위터 캡쳐)2020.10.9/뉴스1
울산 남구의 한 주상복합 건물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해 아파트 주민 수백 명이 대피했고 연기를 마신 주민 28명이 병원으로 후송됐다. 갑작스런 화재로 주민 수십명이 집에서 빠져나오지 못해 119에 다급히 구조를 요청하는 등 아수라장이 벌어졌다. 일부 주민들은 옥상으로 긴급대피 했지만 헬기 투입이 늦어져 공포에 떨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8일 오후 11시 16분경 울산시 남구 달동에 있는 33층 건물인 삼환아르누보 아파트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3층 아파트 테라스에서 시작된 불은 강한 바람을 타고 위아래로 번지면서 검붉은 불길이 건물 외벽 전체를 휘감았다. 불은 도로 건너편에 있는 대형마트 옥상으로 옮겨붙는 등 순식간에 확산됐다.

소방은 신고 접수 4분만인 이날 오후 11시 20분 현장에 도착했지만 주변에 강한 바람이 불어 화재 진압과 인명 구조에 어려움을 겪었다. 현장에 출동한 소방 관계자는 “불길이 위층부로 연쇄적으로 번지고 있다. 강풍 탓에 건물 내부로 진입하기가 어렵다”고 전했다.

주민 수백 명이 긴급 대피했지만 상당수는 집에서 빠져나오지 못해 119 등에 애타게 구조를 요청했지만 현장 접근이 어려워 구조가 지연됐다. 소방은 화재 현장에서 화재로 인한 유독가스를 마셔 고통을 호소하는 주민 15명을 구조해 병원으로 후송했다. 주민 40여 명은 아래로 내려가지 못하고 옥상으로 올라가 “을 피했다. 하지만 헬기 투입이 지체돼 구조가 제때 이뤄지지 않았다.

옥상에 대피한 지인과 통화를 했다는 한 시민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불보다 연기 때문에 사람들이 고통스러워 하고 있다“고 전했다. 소방 관계자는 ”대구 중앙구조본부에 헬기 출동을 요청했다. 울산 본부의 헬기가 정비 중인 상황이어서 바로 출동이 어렵다“고 밝혔다.

아르누보 아파트에서 시작된 거대한 불길은 강풍을 타고 왕복 9차선 도로를 건너 롯데마트 옥상으로 옮겨 붙었다. 울산소방본부는 대응 2단계를 발령하고 소방관 100여 명을 투입했다. 경찰은 순찰차를 투입해 현장을 통제하고 있다.

2009년 완공된 아르누보 아파트는 33층 규모로 127세대가 입주해 있다.

울산=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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