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와 산학협력 통해 시스템 구축
웹 브라우저 기반 환경서 원격수업
인천대-수원대도 플랫폼 도입 협의
지난달 24일 인천 재능대 IT관 강의실에서 ㈜두두아이티 소속 남수만 전문기술교수가 비대면 온라인 가상화실습시스템을 활용해 1년 과정의 사회맞춤형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교수와 학생들이 온라인으로 코딩 실습을 하고 있다.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비대면 강의가 장기화되면서 대학가에서 등록금 일부 반환이 이뤄지는가 하면 휴학하는 학생도 늘어나고 있다. 여러 학교가 비대면 수업에 따른 교육의 질적 저하를 최소화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지만 뾰족한 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 교육부가 이런 실정을 감안해 원격교육 역량 강화를 위한 ‘디지털 그린 뉴딜 예산’을 긴급 편성하기로 했다.
인천 재능대는 산학 협력을 통해 이런 고민을 덜고 있다. 추석 연휴 시작 전인 지난달 24일 오전 10시 재능대 IT관 3층 강의실에서 인공지능컴퓨터정보과의 9월 마지막 강의를 진행하기 위해 남수만 전문기술교수(37)가 컴퓨터를 켰다. 남 교수는 재능대와 ‘링크+ 사회맞춤형교육 산학협약’을 맺은 중소기업체 ㈜두두아이티에서 파견한 사이버 보안 콘텐츠 개발 전문가다.
이 학과 학생 80명 중 수강생으로 선발된 25명이 화상강의를 듣기 위해 미리 카카오톡 등으로 전달받은 사이버강좌 비밀번호를 입력해 컴퓨터에 접속하자 속속 얼굴이 나타났다. 이날 자바 프로그래밍 코딩 교육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이어졌다. 남 교수가 이론교육을 간략히 하고 나서 학생들이 각자 코딩을 한 프로그램을 화상으로 공유했다. 각자 프로그램을 살펴보면서 실시간으로 질의응답을 했다.
학생들이 코딩 방향을 잘못 잡으면 남 교수가 곧바로 수정해 주는 방식이어서 마치 교실에서 대면수업이 이뤄지는 듯했다. 1시간 동안의 점심시간을 빼고 4시간가량 이런 실습교육이 펼쳐졌다. 이어 2시간 동안 학생들이 창작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기상 상황 빅데이터를 이용해 여객선 출항시간을 예축하거나 어린이들이 양치질하는 모습을 스마트폰으로 촬영해 실시간으로 잘못 닦인 치아 부위를 인공지능이 판별해 주는 등 여러 기발한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1년간 진행되는 수업은 비대면 실습 플랫폼을 활용하기 때문에 별도의 소프트웨어 설치 없이 웹 브라우저 기반의 실습환경 속에서 이뤄지고 있다. 대학가에서 널리 활용되는 ‘줌’ 같은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할 경우 실시간 쌍방향 소통은 가능하지만 미술, 컴퓨터, 건축설계 같은 실기가 필요한 수업에서는 작업 소통이 어려운 상태다.
서연경 재능대 인공지능컴퓨터정보과 교수는 “학생들이 갖고 있는 노트북이나 PC 사양이 너무 달라 코딩 실기수업을 하려면 설치할 툴이 많아 비대면 수업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학생들이 동일한 실습 여건(플랫폼)을 확보할 수 있어 원격 수업이 잘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인천대 컴퓨터공학과와 수원대 정보보호학과도 재능대의 비대면 온라인 가상화실습시스템 도입을 협의하고 있다. 성미영 인천대 컴퓨터공학부 교수는 “비대면 온라인을 통해 인공지능 딥러닝 교육을 해야 할 때 학생들의 통신장비 성능이 달라 원활한 교육을 진행하기 어려운 실정”이라며 “사비라도 들여 재능대의 실습 플랫폼을 수업에 적용하려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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