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별전 애인 집에 수시로 들락날락…주거침입 1심 무죄

  • 뉴시스
  • 입력 2020년 10월 7일 06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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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회 걸쳐 전 여친 집에 주거침입한 혐의
1심서 무죄…"주거침입 고의 증명 안 돼"
"사건 당시 교제 중, 관계 악화 후 고소"

전 여자친구의 집에 수차례 무단으로 출입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남성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7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6단독 김용찬 판사는 최근 주거침입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5월 서울 용산구 소재 피해자 B씨의 주거지에서 동의 없이 현관문 비밀번호를 누르고 집에 들어가는 등 8회에 걸쳐 같은 방법으로 피해자의 주거에 침입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조사결과 A씨와 B씨는 지난해 4월께 소개를 통해 만나 교제하던 사이였다. 당시 A씨는 거의 매일 B씨의 집을 출입했고 B씨가 없을 때에도 비밀번호를 이용해 집에 출입했는데, B씨는 이를 알면서도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B씨는 같은해 5월께 개인용무로 인해 미국으로 출국했고, A씨는 B씨가 미국에 있는 동안 총 8회에 걸쳐 B씨의 집에 출입했다.

같은해 6월 두 사람은 다툼 끝에 헤어졌다. 이후 B씨는 그녀의 집을 관리하던 C씨를 통해 A씨의 자택 출입행위를 알게 됐고, C씨로 하여금 A씨를 고소하게 한 것으로 조사됐다.

법원은 이에 대해 “이 사건 출입행위가 피해자의 추정적 의사에 반한다거나 당시 A씨에게 주거침입의 고의가 있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A씨를 무죄로 봤다.

김 판사는 “이 사건 출입행위 당시 A씨와 B씨는 결혼을 전제로 사귀는 사이였고, 이 사건 전에도 A씨는 B씨의 묵인 하에 집을 출입했다”며 “이 사건 출입행위는 A씨와 B씨의 관계 악화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았고, 둘 사이 관계가 계속 유지됐다면 B씨는 이전과 마찬가지로 이 사건 출입행위를 묵인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이어 “C씨의 진술에 의하면 피해자 측은 늦어도 5월 말께 이 사건 출입행위를 알았던 것으로 보인다”며 “피해자 측은 당시에는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다가 A씨와의 관계가 악화된 후 비로소 이를 문제삼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B씨는 A씨가 출국기간 동안 그녀의 집에서 그림을 그리게 해달라고 요청했으나 이를 거절했다고 주장한다”면서도 “설령 B씨가 위 요청을 거절했다고 하더라도 A씨의 출입 일체를 금지한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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