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에서 맞는 색다른 추석… 영상으로 문안드려요”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0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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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경비대원들 합동 차례 지낸 후
가족과 영상통화 나누며 안부 챙겨
의경 폐지로 2023년부터 경찰 전담
연휴에 섬 곳곳 누비며 철통경비

추석인 1일 경북 울릉군 독도 체육관에서 독도경비대원들이 차례를 지내고 있다(왼쪽 사진). 차례를 마친 독도경비대원들이 인근 헬기 이착륙장에서 “독도 수호” 구호를 외치며 의지를 다지고 있다. 독도경비대 제공
추석인 1일 경북 울릉군 독도 체육관에서 독도경비대원들이 차례를 지내고 있다(왼쪽 사진). 차례를 마친 독도경비대원들이 인근 헬기 이착륙장에서 “독도 수호” 구호를 외치며 의지를 다지고 있다. 독도경비대 제공
“가족을 향한 그리움이 컸지만 생애 최고의 추석이었습니다.”

경북지방경찰청 독도경비대 양현승 상경(20·전남 해남)은 5일 오전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이같이 말했다. 전북대 IT정보공학과를 다니다 지난해 입대한 양 상경은 “추석을 독도에서 맞은 것은 처음이었다”며 “국민들이 안전한 명절을 보낼 수 있도록 했다는 자부심에 뿌듯하다”고 말했다.

독도경비대는 김주엽 대장(44·경감)을 중심으로 27명(경찰 4명, 의경 23명)이 철통 수호를 외치며 독도에서 근무하고 있다. 대부분 양 상경처럼 독도에서 추석을 맞은 것이 처음이라고 한다. 독도경비대는 3개 부대가 1개월씩 돌아가며 교대로 경계 근무를 선다. 독도에서 명절을 맞는 일이 흔치 않기 때문에 대원들은 뜻깊게 생각한다.

1일 추석 아침 독도 체육관에서 진행된 합동 차례도 정성스럽게 준비했다. 김 대장은 “지난달 17일 근무를 교대해 독도에 들어오면서 차례상에 놓을 과일과 약과, 떡 등을 사왔다. 단출했지만 대원들 모두 마음은 풍족했다”고 말했다.

합동 차례를 지낸 후 공용 전화기로 달려가 각자 집에 문안 전화를 하던 모습은 이젠 예전 풍경이 됐다. 요즘은 현역 의경도 휴대전화를 사용할 수 있고 영상 통화도 할 수 있다.

대원들은 각자 영상 통화를 통해 차례를 지내는 장면을 가족들에게 실시간으로 보내며 따뜻한 추석을 보냈다. 하지만 대원들은 이번 추석에 가족들의 걱정이 많았다고 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행여 건강에 문제가 생기지 않았을까 염려한 것.

김 대장은 “고향을 다녀온 대원들은 울릉도에서 이미 2주간 자가 격리를 거치고, 독도에 입도할 때도 철저히 재검사한다. 최근 태풍으로 독도 접안 시설이 파손되는 바람에 관광객들이 들어올 수가 없어서 독도는 완전한 청정 지역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독도 경비는 2023년 의경제도 폐지에 따라 경찰관이 전담하게 된다. 대원은 단계적으로 늘릴 예정이다. 의경 신분의 독도경비대원들은 사실상 이번 추석이 독도에서 보내는 마지막 명절이 될 수 있다.

독도경비대 마지막 80기수인 김태현 일경(20·경북 의성)은 감회가 남달랐다고 했다. 김 일경은 “역대 마지막으로 독도에서 추석을 맞는 영광을 얻었다. 의경 생활의 유종의 미를 거둔다는 마음가짐으로 추석 연휴 독도를 지켰다”고 말했다.

7월 배치 이후 처음 독도 경비 업무를 맡은 조재성 경사(42)는 추석 연휴 섬 곳곳을 누볐다. 조 경사는 “우리 땅 독도는 작은 실수도 용납할 수 없는 곳이다. 연휴 동안 곳곳을 다니며 섬 지형을 꼼꼼히 익혔다”고 말했다.

경북도는 10월 독도의 달을 맞아 독도 자료 디지털화와 대한제국 칙령 반포 120주년 기념우표 제작 등 다양한 기념사업을 벌인다. 도는 2005년 10월을 독도의 달로 정하는 조례를 만들었다. 25일은 독도의 날이다. 1900년 10월 25일 대한제국 칙령 41호에 따라 울릉도와 독도가 울릉군으로 승격된 것을 기념해 제정했다.

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독도경비대원#언택트 추석#독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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