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격 공무원 형 “정부·경찰·북한군의 합작품…월북 프레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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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9월 29일 16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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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군에 피격돼 사망한 해양수산부 공무원의 친형은 동생이 월북했다고 판단한 당국을 비판하며 “이건 사건·사고가 아니다. 대한민국 정부와 군·경찰·북한의 군인들이 합동으로 만들어낸 작품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해수부 산하 서해어업지도관리단 소속 해양수산서기 이모 씨(47)의 형 이래진 씨(55)는 29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언론회관 서울외신기자클럽에서 “대한민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극찬하는, 가장 빛나는 나라다. 그런 나라가 왜 대한민국의 영해에서 일어났던 일은 감추고, 단 한 개의 진실을 주지 않느냐”면서 이렇게 말했다.

이 씨는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에게 요청한다. 한미공조에 의한 정보를 명확하게 밝혀달라”며 “북한은 아무리 코로나라 할지라도, 무인도로 가도록 한다. 그 다음에 심문을 한다. (그런데 동생은) 물속에서 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것도 상당히 무서운 일이다. 국제공조가 반드시 필요한 이유다. 아무리 무지막지한 김정은이라고 하더라도 나의 동생, 왜 내 동생을 그렇게 죽였는지 또 묻고 싶다”고 호소했다.


동생이 월북한 것으로 판단된다는 해경의 발표와 관련해선 “허구”라며 “가장 중요한 것은 발표 전에 현장 조사와 시뮬레이션을 통해 방법을 여러 가지로 제시했어야 했는데, 뭐가 급했는지 월북이라는 프레임을 덧씌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군 당국에 따르면 이 씨의 동료들은 21일 오전 11시 30분경 점심식사 시간에 이 씨의 모습이 보이지 않아 그의 실종을 인지했다. 같은 날 오후 1시경 상부에 통보됐다. 군 당국은 북한군이 이 씨에게 총을 쏜 시간을 다음날인 22일 오후 9시 40분경으로 추정했다.

이 씨는 “21일 사고가 나고, 오후 2시 40분경에 서해어업단으로부터 동생이 실종됐다는 소식을 들었다. 22일 아침 10시에 선박에 탑승을 해 수색을 했다”며 “헬기를 요청했는데, 보내지도 않고 (22일) 오후 4시 정도에 왔다”고 했다.

그는 “(동생이 숨진) 지금은 제가 요청도 안했는데, 10배정도 와 있다고 한다. 그때 요청했을 때 왔다면, 동생을 살렸을 것이다. 22일 저는 멍청하게 밑에 있었고, 동생은 분명히 (22일) 오후 3시 30분에 체포돼서 살아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를 향해 “지금 이게 저하고 싸우자는 건지 (모르겠다)”며 “살인을 해놓고 장난을 치는 건지 이해가 안 간다”고 토로했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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