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5일 오후부터 만12세 이하 어린이와 임신부 대상의 독감백신 무료 접종을 재개한다. 해당 백신 물량은 앞서 냉장온도 유지에서 문제가 제기됐던 물량과 다른 유통 제품인 만큼 문제가 없다고 판단해서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25일 오후 정례브리핑에서 “지난 22일 일시 중단됐던 국가 예방접종 사업과 관련, 백신 공급체계가 다르게 운영되고 있는 만 12세 이하 어린이와 임신부에 대해서는 25일 오후부터 접종을 재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만 12세 이하 어린이에는 2회 접종 대상자도 포함된다.
정 청장은 “이들 무료접종은 의료기관이 개별적으로 구매한 백신으로 접종 뒤 비용을 청구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어 정부조달 물량 사용 대상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즉, 해당 백신은 의료기관이 유료 접종 백신과 동일하게 개별 구매한 제품으로, 문제가 발생한 정부 조달계약 방신 물량과 유통 과정이 다르다는 것이다.
나머지 접종이 중단된 백신 물량에 대해서는 정부가 품질검사를 완료한 뒤 접종 재개 여부를 판단할 계획이다. 정은경 청장은 “조속한 시일 내 백신 조사 및 품질검사를 완료하고 신속, 투명하게 진행상황을 국민과 의료기관에 알리겠다“며 ”국가 예방접종 사업이 안전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질병청·식약처·지자체 합동 현장조사단이 문제 백신 일부에 대한 상온 노출 관련 현장조사를 실시한 결과, 105명이 접종 중단 물량을 접종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는 지난 22일 해당 백신 접종을 일시 중단했지만, 20일 63명, 22일 34명, 23일 8명이 접종을 받았다. 현재까지 이상 반응은 보고되지 않은 가운데 당국은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겠다는 입장이다.
조사단은 지난 23일 문제가 됐던 백신 조달계약업체인 ‘신성약품’에 대해 현장조사를 실시했으며, 백신의 입·출고, 보관, 납품과정에 대해 콜드체인(저온 유지 유통방식)이 유지되는지 조사했다.
그 결과 신성약품의 백신 보관 냉장 창고는 기준 온도를 유지했고, 배송에 사용된 냉장차량에는 자동온도기록장치가 부착됐다. 일부 지역에서 1톤 냉장트럭으로 백신을 소부하는 과정에서 일정 시간 도로 등 상온에 노출된 것으로 신고돼 세부 내용을 확인 중이다. 아울러 배송차량의 자동온도 기록지, 운송 소요시간, 운송 과정 등 콜드체인 관련 자료를 확보해 분석 중이며, 유통 품질관리 기준 준수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질병청은 앞서 접종을 중단하면서 정부 조달물량 백신의 로트(Lot, 1회 생산된되는 특성의 제품단위) 번호를 파악해 의료기관에서 해당 백신 Lot 번호를 입력할 수 없도록 조치했다. 또 정부조달 백신은 별도 안내가 있기 전까지 사용하지 않도록 보건소와 의료기관이 예방접종 전 해당 로트번호를 확인하도록 안내했다.
하지만 만 13~18세 이하 청소년 일부와 성인 연령대에서 105명이 접종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한 병원에서는 정부조달 물량인 무료 백신과 개인이 구매해서 접종받는 물량이 함께 관리돼 60명 정도가 정부 조달물량을 접종받은 상황이다. 현재까지 알레르기 쇼크·발열·발적 등 이상 반응은 보고되지 않고 있다. 당국은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겠다는 입장이다.
정은경 질병청장은 “백신 접종 후 2~3일 안에 이상반응이 보통 보고된다”며 “전체 접종자에 대해서는 해당 정보를 통지하고 부작용, 이상 반응에 대해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청장은 이어 “인플루엔자 백신은 사백신이어서 상온 노출로 오염 등의 가능성은 굉장히 낮고, 부작용도 보고되고 있지 않지만, 그런 부분들도 조사하면서 파악하고 안내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