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점차로 당락 갈리는데…” 경찰 응시생, ‘허술한 관리’ 토로

  • 동아닷컴
  • 입력 2020년 9월 21일 12시 00분


코멘트
시험 시작 전 칠판에 작성된 정오표(正誤表). 출처= 커뮤니티 게시판
시험 시작 전 칠판에 작성된 정오표(正誤表). 출처= 커뮤니티 게시판
지난 19일 전국에서 치러진 ‘2020년 2차 순경 공개채용 필기시험’이 시험문제 사전 유출로 논란이 된 가운데 해당 시험을 치른 한 응시생이 자포자기한 심정을 토로했다.

익명을 요구한 이 응시생은 21일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소지품을 제출하기 전인 9시쯤 일부 시험장에서 수정된 문제를 칠판에 적어놓아 수험생이 책을 찾아본다든지 사진을 찍어 메신저에 공유하는 사건이 발생했다”고 알렸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그는 “반대로 지문이 수정된 걸 끝까지 안 알려준 곳이 있다. 정답 카드 작성이 부족한 학생에게 1~2분 정도 편의를 봐준 감독관도 있다더라”고 설명했다.

이 응시생은 감독관들의 허술한 관리에 대해 “”다 현직 분들이다. 조금 미흡한 부분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경찰청에서 더 철저하게 관리해야 되지 않았나 싶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그러면서 “0.1점 차이로 당락이 갈리기도 하는데 1~2분 편의를 봐준다거나 미리 문제를 열람할 수 있다면 다른 수험생보다 유리한 위치에 서 있는 거다”고 지적했다.

논란이 거세지자 경찰청 측은 지난 20일 “필기시험 불합격자들 전원에게 한 문제에 해당하는 점수를 부여하겠다”고 발표했다. 즉, 불합격자 중에 한 문제 차이로 낙방한 사람은 구제하겠다는 것이다.

해당 응시생은 “개인적으로 재시험을 치르는 게 맞지 않을까 생각하지만 합격점수에 오른 수험생들 입장에서는 그 또한 불이익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토로했다. 또 “(경찰청의 발표에) 수험생들은 대체로 (어쩔 수 없이) 수긍하는 분위기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 19일 치러진 순경 채용 필기시험에서는 선택과목인 ‘경찰학개론’ 9번 문제 정오표(正誤表)를 일부 시험장에서 시험 시작 전 칠판에 공지해 논란이 됐다.

경찰청에 따르면 문제 사전 공개가 일어난 시험장은 총 2684개 교실 중 25곳이다. 현재 경찰청은 내부 징계 여부를 가리기 위한 감찰 작업에 착수했다.

조혜선 동아닷컴 기자 hs87cho@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오늘의 추천영상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