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이 멈췄다, 스터디카페·학원·축구클럽도…일주일이면 될까요?”

  • 뉴스1
  • 입력 2020년 8월 31일 14시 13분


코로나19 확산방지를 위한 수도권 지역의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시행된 30일 밤 9시가 넘은 시간,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번화가의 한 음식점이 영업을 종료해 불이 모두 꺼져있다(아래). 이 음식점은 저녁식사 시간대에 영업을 했지만 손님이 많지 않은 모습이었다. 2020.8.30 © News1
코로나19 확산방지를 위한 수도권 지역의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시행된 30일 밤 9시가 넘은 시간,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번화가의 한 음식점이 영업을 종료해 불이 모두 꺼져있다(아래). 이 음식점은 저녁식사 시간대에 영업을 했지만 손님이 많지 않은 모습이었다. 2020.8.30 © News1
“원래 새벽 2시까지 운영하는데, 어젯밤 12시가 되면서 모든 손님을 내보냈어요. 마음이 싱숭생숭하더라고요.”

사회적 거리두기 ‘준 3단계’ 조치가 시행된 후 첫 영업일인 31일, 인천 부평구에서 스터디카페를 운영하는 K씨(56)가 무거운 한숨을 내쉬었다. 다음달 6일까지 수도권 지역 300명 미만 중·소형 학원과 독서실은 물론 스터디카페까지 운영이 전면 중단되면서, K씨도 영업장의 문을 닫아 걸어야만 하는 처지에 놓였다.

K씨는 “일주일 영업을 안 하면 월 수입의 4분의 1이 사라진다는 건데, 임대료 등 유지비를 충당하면 이번달은 흑자를 내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혀를 찼다. 문제는 이같은 상황이 단기간에 끝나리라고 섣불리 예단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K씨는 “이게(코로나 사태) 1주일 뒤에 잠잠해진다는 보장이 없지 않나”라며 “1주일이 2주일이 되고 한 달이 되면 그 이후는 상상도 하기 싫다. 이번 한 주는 우선 집에서 쉬어야 할 텐데 하루하루 지날수록 속은 타 들어가는 지경”이라고 토로했다.

집합금지 조치로 인해 당분간 영업을 할 수 없게 된 소상공인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2.5단계이지만 소상공인들이 피부로 체감하는 것은 ‘3단계’ 조치와 다르지 않아서다.

S씨(32)가 근무하는 어린이 축구클럽은 학부모들의 9월 강습비 환불 요구로 몸살을 앓고 있다. S씨는 “수업이 사라지니 돈은 안 들어노는데 나갈 돈이 계속 생기는 상황”이라며 “9월은 무조건 적자를 보게 생겼다”고 말했다.

영업이 중단된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막연히 확산세가 잦아들기를 기다리며 수업을 준비하는 것뿐이다. S씨는 “상황이 좀 나아지면 환불을 안 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매주 주말 보강을 해 가면서 9월 수업일수를 맞춰야 할 것”이라며 “이번주 이후 상황이 좀 나아질 거라는 기대를 갖고, 수강생이 없어도 운동장과 장비 정리하고 프로그램을 짜는 등 수업 준비를 계속하고 있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제한적으로 홀 영업을 하고 있는 일반음식점 역시 뚝 끊긴 손님들의 발길에 애가 타기는 마찬가지다. 서울시는 오는 6일까지 ‘천만시민 멈춤주간’을 운영하면서 시내 일반음식점·휴게음식점·제과점 등 총 16만5686곳에 대해 오후 9시부터 이튿날 오전 5시까지는 포장·배달 영업만 허용하기로 한 바 있다.

C씨가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에서 운영하던 주점은 평소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적어야 할 정도로 인기가 있는 곳이다. 그러나 전날 저녁 시간대에 C씨의 주점을 찾은 손님은 1팀뿐이었다.

손에 들어오는 수입이 줄어들었지만 가게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의 생계를 생각하면 영업을 접기도 어려운 형편이다. C씨는 “직원들에게 무급으로 쉬라고 하기가 좀 애매해 일단 장사는 하고 있다”면서도 “6일에 거리두기 조치가 끝난다고 하더라도 혹시 상황이 더 나빠지면 어떻게 해야 할 지 그 뒤가 더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긴 장마가 끝나고 뒤늦게 찾아온 폭염에 대목을 맞아야 할 에어컨 설치업체들도 공사가 미뤄지는 곳이 늘면서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설치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A씨는 “코로나 재확산으로 건물주가 공사를 미루면 안되겠냐고 문의하는 경우가 많다”며 “공사를 시작한 곳은 (공사가) 중단되면 공기가 늘어나기 때문에 손실이 큰데, 그렇다고 해서 안전을 무시하고 작업을 해야 한다고 떼를 쓸 수도 없어 답답한 노릇”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 초에도 작업장 건물에서, 혹은 인근 건물에서 확진자가 발생해 건물 폐쇄 등으로 공사가 멈춰선 적이 몇번 있었다”며 “코로나19가 더 확산되면 그런 상황이 재연될 것”이라고 고개를 내저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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