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특수통 우대 관행 깬 인사”… 검사들은 항의성 줄사표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8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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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규 前총장 “정권 입맛대로” 비판
유시민 수사 검사 등 사의 표명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28일 “지금까지 한두 건의 폼 나는 특수사건으로 소수에게만 승진과 발탁의 기회와 영광이 집중됐다”며 전날 단행한 검찰 중간 간부 인사가 특수통 우대 인사 관행을 깬 것이라고 자평했다. 추 장관은 페이스북을 통해 “이제는 법률가인 검사 모두가 고른 희망 속에 자긍심을 가질 수 있도록 인사를 바꾸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검찰 안팎에서는 살아있는 권력을 수사한 검사들이 대거 좌천된 것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김준규 전 검찰총장은 트위터에 “검찰 인사는 검사들의 향후 근무지침을 제시(한다)”면서 “무능 검사와 부패 검사를 밀어내고 바르고 성실한 검사를 찾아내 능력에 따라 배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권에 맞춰 사건을 처리했는지만 보고 그때 그때 인사를 한다”며 추 장관을 비판했다.

좌천된 검사들의 항의성 사표도 이어지고 있다. 이재승 서울서부지검 형사3부 부장검사는 검찰 내부망에 “이제 검사 생활을 매듭지으려 한다”며 사직 글을 올렸다. 유시민 작가가 유튜브 방송 ‘알릴레오’를 통해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는 시민단체의 고발사건을 수사한 그는 이번 인사에서 수원고검 검사로 좌천됐다.

신승희 인천지검 형사2부 부장검사는 “본성이 아둔해 고민하다 이제 물러난다”면서 “앞으로도 여전히 대한민국의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검찰의 발전을 응원하고 기원하겠다”는 글을 올렸다. 지난해 윤석열 검찰총장을 보좌하는 대검찰청의 감찰1과장을 맡았던 신 부장검사는 이번 인사에서 울산지검 인권감독관으로 발령 났다. 부산지검 중요경제범죄조사단으로 발령 난 수원지검 안양지청 김세한 형사2부 부장검사도 “검찰이 여러모로 어려운 시기에 이렇게 떠난다”고 했다.

전날에는 추 장관을 공개 비판했던 김우석 정읍지청장, 박근혜 정부 시절 ‘국정농단’ 사건 특별수사본부 부공보관이었던 정순신 법무연수원 용인분원장 등도 사의를 표명했다. 김 지청장은 “검찰은 국가기관이고, 절대다수의 검사가 사심 없이 열심히 일하는데도 때때로 검찰 조직 자체가 사심 가득한 양 비칠 때는 마음이 아프기도 했다”는 글을 남겼다.

위은지 wizi@donga.com·배석준 기자
#검찰 인사#추미애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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