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만에 전국 80곳으로 번졌다…사랑제일교회發 ‘n차감염’ 비상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8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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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회-소모임 위해 지방서 찾아
검사대상 교인-방문자 3436명, 42%인 1400여명 非서울 거주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관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전국 기초지자체 3곳 중 1곳꼴인 80개 시군구에서 발생하는 등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사랑제일교회는 이달 2∼12일 방문자가 등록 교인의 2.9배가 넘는데, 이런 특이한 구조가 확산의 원인 중 하나인 것으로 18일 파악됐다. 전국에서 오가는 방문자들이 많다 보니 교회에서 한번 감염이 시작되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감염 경로마저 파악하기 어려워 ‘깜깜이 감염’이 전방위로 펼쳐지는 양상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18일 오후 10시 기준 사랑제일교회 관련 확진자는 전날보다 253명 증가한 572명이다. 서울 25개 자치구 전역에서 관련 확진자가 나왔다. 또 경기, 인천, 충남, 강원, 경북, 전북 등 전국 80개 시군구로 확산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시군구가 226개임을 감안하면 전체의 35.4%에 이른다. 12일 첫 환자가 발견된 지 불과 6일 만이다.

서울시 등 방역당국은 사랑제일교회 방문자 중 등록 교인 비율이 유독 낮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교회 측이 17일 서울시에 제출한 ‘교인·방문자 명단’에 따르면 현재 사랑제일교회의 등록 교인 수는 917명이다. 2∼12일 11일간 사랑제일교회 방문자(교인 포함) 수는 2668명(중복자 제외)으로 등록 교인 수보다 2.9배 이상 많다.

방대본이 현재 소재를 파악한 검사 대상 교인과 방문자 3436명 가운데 서울 거주자는 1971명이다. 경기도가 890명, 인천이 132명, 경북이 77명, 충남이 57명 등으로 비(非)서울 지역이 42%에 달한다.

서울시는 전국에 산재해 있는 방문객들이 사랑제일교회에서 주관하는 집회나 소모임, 부흥회 등에 참석하기 위해 주말은 물론이고 평일에도 몰려들었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평소 교회 주변에서는 전세버스를 타고 지방에서 단체로 올라온 방문객들이 자주 눈에 띄었다고 한다. 또 서울시가 3월 사랑제일교회에 외부 집회금지 명령을 내리자 기존 집회 참가자들이 전광훈 담임목사(64)가 교회에서 주관하는 관련 모임에 대거 몰려든 것도 전파 가능성을 높인 요인으로 지적된다. 현행 초동 방역 대응은 자치구 중심으로 지역 간 확산 차단에 주안점을 두는데 사랑제일교회처럼 외부 방문자의 유입이 많을 경우 방역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이지훈 easyhoon@donga.com·이미지 기자

#코로나19#사랑제일교회#n차감염#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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