丁총리, 황당한 의암댐 사고에 격앙 “부끄러워 낯을 못들겠다”

  • 뉴스1
  • 입력 2020년 8월 6일 13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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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강원 춘천시 의암댐에서 경찰선과 행정선, 고무보트 등 3척이 전복되는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경기도 가평군 남이섬 선착장에서 소방과 경찰이 수색작업을 하고 있다. 인공 수초 섬 고정 작업 중 배가 전복돼 발생한 이 사고로 경찰과 춘천시청 공무원 등 모두 7명이 실종됐으며, 이 가운데 1명은 구조됐고 1명은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소방당국은 나머지 5명에 대한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2020.8.6/뉴스1 © News1
6일 강원 춘천시 의암댐에서 경찰선과 행정선, 고무보트 등 3척이 전복되는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경기도 가평군 남이섬 선착장에서 소방과 경찰이 수색작업을 하고 있다. 인공 수초 섬 고정 작업 중 배가 전복돼 발생한 이 사고로 경찰과 춘천시청 공무원 등 모두 7명이 실종됐으며, 이 가운데 1명은 구조됐고 1명은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소방당국은 나머지 5명에 대한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2020.8.6/뉴스1 © News1
정세균 국무총리가 6일 춘천 의암댐 선박 사고 현장을 방문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서도 여러 번 주의를 환기해달라는 말씀을 했는데 정말 국민들께 부끄러워 낯을 못 들겠다”며 “앞으로는 이런 일 없게 단단히 노력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정 총리는 이날 오후 강원 춘천시 의암댐 선박 침몰 사고 현장에서 정문호 소방청장에게 현장 상황을 보고받으면서 “이런 사고가 났으니 국민들에게 뭐라고 할 수 있겠나. 참 안타깝고 부끄럽기 짝이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평소 ‘미스터 스마일’로 불리는 정 총리지만, 사실상 ‘인재’인 이번 사고에 대해서는 격앙된 모습으로 관계자들을 질책했다.

춘천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30분께 강원 춘천시 의암호에서 배 3척(경찰정 2명, 행정선 4명, 구명정 2명)이 떠내려가는 수초섬을 쫓아가 고정작업을 하려는 중 의암댐 300m 앞에 있던 안전선(와이어)에 배가 걸려 전복됐다.

8명 중 7명이 실종됐고, 남이섬에서 구조된 1명은 심정지 상태로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숨졌다. 춘성대교 인근에서 구조된 1명은 몸상태가 괜찮은 것으로 전해졌다.

정 소방청장은 “행정선은 쓰레기 청소 등 여러 가지를 하는데 기간제 근로자들이 한다. 작은 선박인데 너무 많이 탄 듯하다”고 보고했다.

이에 정 총리는 격앙된 어투로 “주의를 많이 환기한 거 같은데 이런 사고가 났으니 국민들에게 뭐라고 할 수 있겠나”라며 “전국적으로 유사 사고가 일어나지 않게 철저하게 대비하고, 필요하면 교육시키고 미리 소통하라”고 지시했다.

또 “정말 국민들이 얼마나 실망하고 통탄하겠나. 참으로 안타깝고 부끄럽다. 잘 좀 하라”면서 “소방공무원이나 경찰뿐 아니라 전국 지자체 공무원이 수시로 이런 위기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단단히 대비책을 갖춰야 한다”고 질책했다.

정 총리는 사고 경위에 대해 설명을 듣고 “위험한 상황이다. 물살도 빨랐을 텐데 그땐 (수초섬이) 떠내려가게 둬야지. 판단을 현장에서 잘못한 것 아닌가”라며 화난 기색을 보였다.

이후 정 총리는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과 사고 지점을 살폈다. 그는 “(수초섬이) 내려 가면 그만이지 그걸 왜. 너무 기가 막히고 어처구니가 없어서 뭐라고 얘기할 수가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정 총리는 실종자 가족도 만나 의견을 듣고 위로했다. 실종자 가족은 “유실되는 구조물을 (고정하는 것이) 상식적으로 맞는 얘기인가? 사람 목숨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정 총리는 “말씀하신 것과 똑같은 생각”이라며 “일단 실종자를 찾는 것이 가장 우선이고 사후 자초지종을 제대로 조사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실종자 가족은 더딘 수색을 비판하면서 “시신을 찾아야 하는데 더 멀리가면 못 찾는다. 녹을 먹는다는 분이 부끄럽지 않나. 저도 공직에 있지만 부끄러운 나라”라며 “여기서 육안으로 찾아보는 게 눈 가리고 아웅이지. 총리님 가족이 실종됐으면 이렇게 하실 수 있나”라고 비판했다.

정 총리는 “소방청장, 경찰청장에게 실종자 찾는 데 최선을 다하라고 얘기했다”며 “어처구니없는 사고로 인명 피해가 나서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고 답했다.

실종자 가족은 “그런데 야간 작업도 안 하실 생각인가”라며 “그냥 철수하실 건가, 지시하실 건가. 불을 켜고 할 수 있는 건 해달라”고 야간 수색을 요구했다.

정 총리는 “제가 전문가가 아니니까 가족들 아픔을 함께 할 수 있는 조치가 이뤄지도록 지시하겠다”고 말했으나, 실종자 가족은 “여기까지 오셨는데 정치적 발언만 하실 것으로 생각 안 한다. 끝까지 포기하지 마라, 이런 말씀은 할 수 있지 않나”라고 확답을 원했다.

이에 정 총리는 “적절하게 하겠다. 한마디 말이 천금 같아야 하기 때문에 그렇게 이해를 하시라”고 했다.

실종자 가족이 물러나지 않고 “‘말 한마디 천금’이 이럴 때 쓰라고 하는 말씀인가”라며 “영혼 있게 답변을 해주셔야지. 끝까지 구조 대책 만들어서 시행하겠다 말 못 하나”라고 하자, 정 총리는 “그건 기본이고 당연한 말씀이다. 최선의 노력을 다 할 테니 협력해달라”고 요청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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