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해외유입 확진자 느는데… 남은 수용시설 499실뿐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7월 14일 03시 00분


코멘트

임시생활시설 8곳 이미 84% 차… 수일내 포화상태 이를수도
주민 반대로 추가 확보도 어려워


국내 거주지가 없는 외국인이 하루 평균 200명 넘게 들어오는데 이들을 수용할 임시생활시설은 500여 실도 채 남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해외 유입 확진자가 증가세를 보여 시설 확충이 시급하지만 지역 주민들의 반대로 난항을 겪고 있다.

13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인천과 경기 등 전국의 임시생활시설 8곳 3022실 가운데 이날 0시 기준 2523실(83.5%)이 사용 중인 상태다. 499실만 남아 있다는 뜻이다. 7월 첫 주 임시생활시설 하루 평균 입소 인원은 244명이다.

임시생활시설은 국내 거처가 없는 입국자가 14일간 자가 격리를 할 수 있도록 정부가 지정한 시설이다. 4월 1일부터 입국자 전원에 대한 자가 격리가 의무화하면서 생겼다. 주로 단기체류 비자로 입국하는 외국인들이 입소한다.


지금과 같은 입국 추이가 계속된다면 임시생활시설이 곧 만실이 된다는 게 방역당국의 전망이다. 중대본에 따르면 해외 입국자 중 외국인 비율은 4월 24.6%에서 5월 32.7%, 6월 35.5%, 7월 1∼8일 48.1%로 계속 늘고 있다. 외국인 일평균 입국자 수도 5월 1185명, 6월 1397명에서 이달 들어 8일 기준 1760명으로 급증세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13일 브리핑에서 “해외 입국자 경향을 보면 대부분 90일 이내 단기 방문이나 단기 취업과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임시생활시설 입소 대상자가 많다는 뜻이다. 실제 12일 서울에 새로 문을 연 임시생활시설에는 개소 당일에만 외국인 90여 명이 입소해 전체 348개 객실 중 약 30%가 찼다.

이런 증가 추이를 감안하면 추가 시설 확보가 시급하지만 지역 주민들 반대로 확보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중대본 관계자는 “생활치료센터와 달리 임시생활시설은 주로 외국인들이 묵을 뿐만 아니라 호텔 등 주변 상권과 가까운 숙소로 지정되는 경우가 많아 개소 반대가 심하다”고 전했다. 경기 용인시 임시생활시설 2곳의 경우 개소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주민들이 감염 위험과 상권 타격을 이유로 여전히 폐쇄 요구 집회를 벌이고 있다.

코로나19가 세계적으로 장기화하면서 입국자들이 계속 늘 것으로 보이는 만큼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입국자 격리와 확진은 고스란히 국민의 비용 부담으로 돌아온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매번 신규 시설을 찾아 헤맬 게 아니라 장기화 추세에 맞춰 외국인들을 안정적으로 격리할 수 있는 고정 시설을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미지 image@donga.com·강동웅 기자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해외유입 확인자#수용시설 부족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