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미투 의혹’ 피해자 신상털이 2차 가해 우려

박태근 기자 입력 2020-07-10 15:25수정 2020-07-10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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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서울시장이 숨지기 직전 성추행 혐의로 서울시 여성 직원에게 고소당한 사실이 알려진 가운데 10일 일부 극성 지지자들이 고소인 ‘신상털기’에 나서 2차 가해가 우려된다.

또 박 시장이 18년 전 자서전에 쓴 ‘가상의 유서’가 진짜 유서인 것처럼 공유돼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날 여권 지지 성향의 일부 인터넷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 등에는 박 시장을 고소한 여성이라는 추정 사진이 모자이크 없이 공유됐다. 박 시장의 죽음을 고소인 탓으로 돌리는 내용의 게시물과 댓글도 다수 게시됐다.

특히 이날 친여 커뮤니티인 ‘딴지일보’ 자유게시판에는 고소인을 색출하기 위해 서울시장 비서실에 근무한 이들을 살피고 있다는 내용과 “같은 여자로서 참교육 시켜주겠다”는 경고가 올라왔다. “앞으로 미투를 혐오하겠다”, “미투고 나발이고 XX들아 작작하자” 등의 욕설글도 쏟아졌다. 해당 여성을 행해 입에 담기 어려운 표현을 쓰는 이들도 있었다.


경찰이 박 시장 고소인 2차 가해를 우려해 적극 신변 보호를 검토하겠다고 하자 “그놈의 2차가해 이젠 듣기만 해도 구역질난다”, “서울 대장 죽여놓고 시경의 보호를 받는 X구나”라는 댓글이 달렸다.

또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박 시장 추모글에는 “억울한 누명으로 돌아가신 시장님을 위해 고소장을 넣은 여성 피의자를 색출해 무고죄로 고발하고 신상공개를 요청하자. 도저히 참을 수 없다”고 적혀있다.

그런가 하면 이날 소셜미디어와 모바일메신져에는 ‘박원순 유서’라는 제목으로 장문의 글이 공유되고 있다. 이 글에는 “아빠가 세상 사람들에게 크게 죄를 짓거나 욕먹을 짓을 한 것은 아니니 그것으로나마 작은 위안을 삼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내가 너희에게 집 한 채 마련해주지 못하고 세간조차 제대로 사주지 못하더라도 너무 실망하거나 원망하지 말아라”등의 내용이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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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박 시장이 ‘아름다운재단’ 상임이사로 활동중이던 2002년 쓴 자서전 ‘성공하는 사람들의 아름다운 습관…나눔’에 담은 글이다. 자녀와 아내에게 하고 싶은 말을 유서의 형태로 적은 것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박 시장이 이번에 추가로 남긴 유서가 있냐’는 질문에 “서울시가 공식 발표한 (짧은)유서 말고 다른건 없는 걸로 안다”고 답했다.

박 시장은 전날 오전 10시44분쯤 공관을 나와 연락이 두절됐다가 경찰 수색 끝에 이날 오전 0시경 북악산 숙정문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앞서 지난 8일 전직 서울시 직원 A 씨는 서울지방경찰청에 박 시장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했다. A 씨는 경찰조사에서 “박 시장으로부터 여러 차례 성추행을 당했다”며 “서울시청 내에 더 많은 피해자가 있다. 박 시장이 두려워 아무도 신고하지 못했지만 나는 용기를 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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