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감염 10명중 9명 수도권…클럽·교회 다 터졌는데, 집도 안심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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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6월 5일 06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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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39명으로 누적 확진자는 1만1629명이 되었다. 신규 확진자 39명의 신고 지역은 서울 14명, 인천 7명, 경기 15명, 경북 1명 순이고 검역과정 2명이다. © News1
4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39명으로 누적 확진자는 1만1629명이 되었다. 신규 확진자 39명의 신고 지역은 서울 14명, 인천 7명, 경기 15명, 경북 1명 순이고 검역과정 2명이다. © News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부터 안전한 수도권 지역이 도대체 어디냐는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지난 2월 신천지예수회(이하 신천지)급 대규모 유행은 발생하지 않았지만, 소규모 집단감염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는 형국이다.

지난달 초 이태원 클럽에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이후 쿠팡 물류센터, 교회 소모임, 다단계식 판매업체는 물론이고 학원에서도 소규모 집단감염이 발생하는 상황이다.

◇최근 2주 지역 집단감염 96.2% 수도권…방역 소홀하면 집도 예외 아냐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수도권은 이제 대구 경북 지역과 비교가 어려울 정도로 코로나19 위험 지역으로 봐도 손색이 없다. 수십 곳에서 코로나19 소규모 집단감염이 연이어 발생하는 것은 물론이고 확진자가 발생하는 장소도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다.

지금까지는 사람이 몰리는 다중이용시설과 직장, 유흥시설, 교회, 다단계식 건강용품 판매업체 리치웨이 등에서 확진자가 쏟아졌지만, 지역감염 확산세를 막지 못하면 최후의 보루인 집마저 위험할 수 있다는 비관론이 조금씩 고개를 들고 있다.

‘깜깜이 감염’이 늘고 있다는 비판도 많아졌다. 이에 대해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은 4일 브리핑에서 “보건당국 입장에서 가장 싫어하는 말”이라고 토로했다. 깜깜이 감염은 고령자, 기저질환자, 요양병원 등으로 전파돼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러면서 “이날(4일) 신규 확진환자 39명 중 해외유입 환자를 제외하면 33명이 모두 수도권에서 발생했다”며 “대규모 유행이 이미 일어났는데 뒤늦게 발견돼서 통제를 하지 못하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에 걸려도 별다른 증상을 느끼지 못하는 무증상 비율이 높다는 점도 우려스럽다. 60명 넘게 확진자가 쏟아진 수도권 개척교회만 하더라도 지난 2일 기준 역학조사 결과, 무증상 감염자 비율이 70%를 넘어섰다. 감염 초기에 진단검사를 받은 영향도 있지만, 전체적으로도 무증상 감염 비율이 20~30%를 유지하고 있다.

마스크 착용, 수시로 손 씻기 같은 기본적인 방역수칙을 어기는 순간 PC방과 종교시설, 직장 등 자주 머무는 공간에서 빠르게 코로나19에 걸릴 수 있다는 게 명확해졌다.

수도권 상황은 계속 나빠지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최근 2주일(5월 21일~6월 4일) 동안 국내에서 발생한 지역 집단감염 96.2%가 수도권에서 발생했다. 해당 기간에 국내에 신고된 확진자 수는 507명이었다. 그중 교회나 물류센터, 사업장 등에서 발생한 집단감염 확진자는 364명이다.

507명의 감염경로는 지역 집단발병이 71.8%(364명)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해외유입은 16.6%(84명), 감염경로를 조사 중인 사례는 8.9%(45명)이다. 특히 감염경로를 조사 중인 사례 45명 중 33명도 수도권 지역에서 발생한 확진자로 확인했다.

◇조금만 열 나도 집에서도 마스크…하루 앞 다가온 주말 확산세 촉각

지난 4일 낮 12시 기준 부천 쿠팡 물류센터 누적 확진자 수는 총 120명이다. 그중 물류센터 근무자 77명, 가족 등 접촉자는 43명이다. 7차감염까지 발생한 이태원 클럽도 가족을 포함한 접촉자 수가 클럽 방문자를 훌쩍 뛰어넘은 게 오래전이다.

이에 따라 집에서도 자가격리자에 준하는 생활습관을 지켜야 한다는 의견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조금이라도 열이 나면 집에서도 마스크를 쓰고 수시로 손을 씻으며, 가족과 분리된 공간에서 지내는 것이다. 신속히 진단검사를 받는 것도 혹시 모를 가족 간 전파를 방지하는 지름길이다.

질병관리본부가 발표한 ‘자가격리 대상자 가족 및 동거인 생활수칙’도 참고할 만하다. 수칙 내용을 보면 조금이라도 이상 증세를 느끼거나 위험한 장소를 다녀왔다면, 집에서도 마스크를 쓰고 가족과 2m 이상 거리를 두고 생활한다. 가족과 함께 식사하는 것도 금지하고, 화장실 등 집에서 밀폐된 공간은 자주 환기한다.

식기와 물컵, 수건, 침구 같은 생활용품도 가족과 구분해 사용한다. 의복과 침구류는 별도로 세탁한다. 테이블 위와 문손잡이, 욕실 기구, 키보드, 침대 옆 테이블 등 사람의 손길이 자주 닿는 곳은 자주 닦는다.

지금 수도권은 다시 사회적 거리두기로 전환하느냐의 기로에 섰다. 그 결정은 주말 확산세를 보고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4일 브리핑에서 “이번 주말까지 방역수칙을 얼마나 잘 준수하느냐에 따라 많은 게 결정된다”며 “방역에 양보하지 않으면 어렵게 찾아가고 있는 일상생활을 긴 시간 동안 다시 잃어버릴지 모른다”고 경고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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